돌아온 외국인, 1월 들어 코스피시장서 1조5000억 순매수

코스피 저평가 매력 돋보이나?…외국인 투자 확대에 2100대 안착
“아직 안심할 상황 아냐”…美中 무역협상 결렬 시 썰물 위험도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외국인투자자가 돌아오면서 코스피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 1월에만 1조5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매수세가 쏠린 덕에 코스피지수는 2100선에 안착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외국인들이 저평가된 국내 주식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과 함께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함께 존재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월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1조5382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505억원 순매도하는 등 10~12월 3개월 연속 순매도 흐름을 보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대로 이번달 순매수로 끝난다면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만의 월간 순매수가 된다. 

특히 지난 9일부터 21일까지의 9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수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만의 연속 순매수 기록이다. 

코스피를 외면하던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지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더니 16일에는 지난해 12월 5일 이후 40여일만에 2100선을 회복했다. 2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자금의 유입 이유로 우선 저가 매수세가 꼽힌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역사적인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면서 매력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는 주로 반도체, 건설, 가전, 보험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업종에 쏠렸다. 특히 최근의 반도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기술(IT)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종은 과거 평균 대비 현재 밸류에이션 괴리율이 커 저평가된 상태”라면서 “외국인은 코스피 베어마켓 랠리 성격에 부합하는 투자전략을 수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신흥국 내에서 최상위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 기조 등으로 인해 세계 증권시장이 일제히 상승세를 탄 영향일 뿐 코스피만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걸로는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초부터 한국 증시만 오른 것이 아니라 세계 증시 전반적으로 강세였다”며 “지난해말의 극심했던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일부 개선된 것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밸류에이션 매력과는 별로 연관이 없다”며 “단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자산을 배분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특히 관건은 미중 무역협상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제지표가 둔화되고 있고 미중 무역협상이 일순간이라도 교착 상태에 빠진다면 해외자금이 언제든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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