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꿈틀대는 국제 유가…잘 보면 글로벌 경기가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 회의 장면. 출처=OPEC
올해 글로벌 경기를 가늠하려면 국제유가 동향을 봐야 할 듯하다.

수급 불일치로 인해 한 때 40달러선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다시 꿈틀대면서 50-60달러대로 복귀했다. 

16일(현지시간)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4%(0.20달러) 오른 52.31달러,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 14분 현재 배럴당 1.02%(0.62달러) 상승한 61.26달러에 거래됐다.

미국의 유류 재고 증가가 계속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유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만으로 유가의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17일 외신 및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과 석유 수요에서 변화가 생기면서 유가 상승의 동인이 유발되고 있다.

지난 연말 연초 유가의 붕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치에 기인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제재에 나서면서 그로 인한 원유 공급 손실분을 보충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을 유도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마지막 순간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에 대해 이란으로부터 올 5월까지 한시적으로 석유 수입을 할 수 있도록 유예조치를 취했다.

이란산 석유는 계속 시장에 나오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하는 바람에 초과공급이 발생, 유가 하락을 초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분노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즉시 석유 생산량을 줄였지만 시장추세를 막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내 유류 재고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가세했다.

이런 흐름이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는 것이 주요 투자은행(IB)들의 분석이다.

OPEC의 공급이 줄어든 만큼 상황이 달라지고 있는데다 오는 5월이면 유예됐던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가 다시 발효하게 된다. 또 미국 내 재고도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유가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B들은 세계 경제가 3.5%에서 2%로 하락한다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35달러까지 하락하겠지만 3.5%의 성장률을 지킨다면 7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종의 모델로 예측한 것이다.

문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두고 논란이 많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수출이 4.4% 줄고 수입은 7.6%나 감소했다. 무역분쟁의 영향인데 어디까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다 미국 행정부의 셧다운도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은 국제 원유 수요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이같은 점에서 유가 동향이 글로벌 경기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되고 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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