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요?] 현대차 '구독 서비스', 장기렌털과 다른 점은

단기간에 다양한 브랜드 차량 이용 가능, 높은 금액은 부담 될 듯

사진=현대차

 

하루에도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고 갖가지 서비스가 등장합니다. 정부 정책도 연일 발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소비자와 국민들을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 정책이 유용하고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정확히 가려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계파이낸스는 기존 사용후기식 제품 비교에서 벗어나 제3자 입장에서 냉정하게 분석하고 평가해보는 새로운 형태의 리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의 [그래서요?] 시리즈를 통해 제품·서비스·정책의 실효성과 문제점 등을 심층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해외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선 구독경제 관련 서비스가 일반화돼 있습니다. 구독경제란 정기적으로 월정액을 내고 상품을 대여하는 새로운 방식의 소비 트렌드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볼보, 캐딜락, 포르쉐 등이 구독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이 서비스가 차량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달 자동차 구독형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습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월간 구독 프로그램을 지난달 13일 출시한데 이어 지난 7일에는 현대차를 교체하며 탈 수 있는 '현대 셀렉션'을 선보였습니다.

차량 구독 서비스는 10개월 동안 제네시스 브랜드와  현대차 브랜드의 모든 차종을 바꿔가며 탈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월정액을 내고 원하는 차량을 골라 탈 수 있는 서비스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다양한 차종 골라탈 수 있어 만족도 높아

일반 리스나 장기 렌털 서비스는 적게는 수개월에서 몇년까지 이르는 계약 기간 동안 차량을 이용해야하는 반면 구독 프로그램은 월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다 중도에 해지해도 별도의 수수료가 포함되지 않아 부담도 적습니다.

또 보험료 외 추가 비용과 유지 보수의 책임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동일 브랜드에서 경차, SUV 등 다양한 차종을 필요에 따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메리트로 다가옵니다. 렌터카나 리스는 한가지 종류의 차량만 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용방법도 간단합니다. 스마트폰 앱에서 계약과 결제, 차량 교체, 반납 등의 절차가 원스톱으로 이뤄집니다. 차량 인도와 교체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배송 전문 매니저가 방문해 차량을 전달합니다.

차량 전문가가 점검한 차량을 제공하기에 정비나 소모품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보험료와 자동차세 등 차량 관련 비용을 월 1회 결제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차량 관리나 각종 부대비용이 발생할 때마다 내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구독 프로그램이 낯설 수 있습니다. 아직 시범 운영단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동차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겐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차를 직접 몰아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사진=제네시스

◇ 렌터카·수입차 구독서비스 대비 높은 가격 단점

가격적인 면에서는 기존 렌터카 업체들이 더 유리하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현재 월간렌트 서비스를 보면 소나타 렌트비용이 월 50만~60만원, 제네시스는 구형 모델이 약 110만원 선입니다.

제네시스 스펙트럼은 매달 고정금액이 149만원입니다. 현대차 셀렉션은 월 72만원입니다. 금액이 높아 가격적인 부분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해외 구독서비스와 비교해봐도 결코 낮은 금액이 아닙니다. 실제로 지난해 벤츠가 미국 내슈빌과 필라델피아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가격이 한화로 약 123만원 정도였습니다.

최근 국내 30~40대 연령층의 수입차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차가 이들 연령층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차량 배송이 서울 지역으로 한정돼 있는 것도 아쉽습니다. 이 서비스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확대돼야 할 것입니다.

또 남이 타던 차를 내가 바꿔 타고 내가 타던 차를 남이 타게 되는 부분에서 카쉐어링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들도 있었습니다. 단기 렌터카의 개념과 비슷해 굳이 다양한 차량을 탈 필요가 없는 고객들은 단기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란 반응도 있습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큰 수익을 내기보다 직접 제네시스, 현대차를 몰아보고 뛰어난 상품성을 체험해보라는 취지에서 출시하게 됐다"며 "이 서비스를 통해 현대차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더 높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j 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