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비둘기성향으로 변했다고?…2회 인상 전망은 유효

출처=연방준비제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데 과연 그럴까.

14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이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협회(NRF) 연례 '빅쇼' 이벤트에서 "글로벌 경기하강이 발생하고 이것이 미국으로 전이되면 우리가 이 사이클(기준금리 인상)에서 마지막 인상을 (이미) 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언급했다.

지난해가 마지막 금리 인상시기였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더욱이 옐런 전 의장은 "연준이 다시 움직이기 전에 미국 경제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 4일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고 밝힌 바 있고 지난 10일 워싱턴DC '이코노믹 클럽' 오찬 대담에서도 "지금은 관망할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준의 현 의장과 전 의장이 이구동성으로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을 이야기한 셈이다.

그렇다면 연준이 올해 과연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까.

이 부분은 사실 명확하지 않다. 파월 의장은 관망하고 있음을 표명했음에도 재무제표 상 자산을 줄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긴축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옐런 전 의장도 "(올해) 아마 한두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아무것도 구워진 게(baked in·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준이 재무제표 상의 자산을 줄이고 올해 1~2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한다면 올해 2번의 금리 인상보다는 다소 완화된 것이지만 기존의 스탠스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렇게 본다면 파월과 옐런의 발언에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시장에서는 파월 풋(완화적 통화정책 언급)으로 해석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연준 의장이 도비시한(비둘기파적) 발언을 한 것이다. 옐런 전 의장이 기준금리가 1~2번에 그칠 것이라고 한 것 역시 시장에 대한 립서비스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2회 인상한다는 전망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이 파월 풋에 반응한 것은 연준이 인상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이 커진 부분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소한 3월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

블룸버그는 15일 자체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내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없다고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으로 인해 달라진 연준의 스탠스는 일단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이지만 그 폭은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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