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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총수들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대대적인 전환점 마련에 나섰고, 20여년 만에 오너 3·4세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들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 젊은 CEO들이 적극적으로 위기 타개에 나서는 모습이다.
◇ '총수 복귀'로 새 국면 맞이
31일 재계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태로 오너 리스크에 직면했던 삼성과 롯데는 총수들의 복귀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우선 올해 2월 항소심에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월 말 해외 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3년간 총 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로 새로운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11월 증권선물위원회는 2015년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 변경이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한동안 거래가 정지됐지만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결정에 거래가 재개됐다. 다만 지난 19일부터 증선위와 삼성바이오의 법정공방이 시작돼, 재판을 맡은 서울 행정법원 측은 내년 2월 내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도 올해 10월 석방되자마자 경영 현안들을 챙기고 일본롯데를 점검하며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이 시급했던 롯데는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주식 796만여주를 약 2조2000억원에 매입했다.
또 신 회장의 부재로 연기된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사업이 재개됐다. 신 회장은 베트남 총리를 직접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고,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도 참석했다.
◇ 오너 3·4세 경영체제 출범 '세대교체'
올해는 오너 3·4세가 본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나서며 20여년 만에 세대교체가 단행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올해 9월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임명되며 그룹 경영 전반을 공식적으로 총괄하게 됐다. 고령의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현대차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셈이다.
경영진이 대폭 교체되고 연구개발(R&D) 부문에서도 대규모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 시작으로 현대모비스의 AS와 모듈 사업부문을 분리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 했지만, 엘리엇 등의 반대에 부딪혀 5월 무산됐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구광모 LG 회장은 아버지인 구본무 전 회장의 별세로 올해 총수 반열에 올랐다. LG전자 상무에서 그룹 회장으로 점프하면서 LG그룹의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구 회장은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주)LG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면서 새로운 변화 의지를 내비쳤다. 외국계 컨설팅 베인&컴퍼니 출신의 홍범식 전 대표를 (주)LG 사장으로 영입하고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지낸 김형남 부사장에게 자동차부품사업을 맡겼다. LG화학 부회장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도 단행했다.
◇ '총수일가 갑질·기내식 대란' 등으로 오너십 타격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은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다. 조 회장은 상속세 탈세 및 횡령·배임 혐의로,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기소되거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과 폭언 이슈를 시작으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한진그룹 계열 호텔 공사장에서 관계자들에게 손찌검하는 영상도 차례로 공개돼 논란이 됐다.
조 회장 일가의 만행은 진에어에도 영향을 줬다. 진에어 부사장에 올라있던 조 전 전무가 외국인 국적을 가진 채 6년간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논란이 일자 조 전 전무는 진에어 부사장 자리에서 사임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진에어 면허취소' 제재검토에 착수했지만 최종 결정을 연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로 박삼구 회장의 오너십이 흔들렸다. 지난 7월 1일 아시아나항공은 신규 업체에서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지난 3월 해당 업체의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7월 1일부터 이틀에 걸쳐 기내식을 정상적으로 공급받지 못한 채 비행을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맞게 됐다. 기내식 대란이 항공기 결항과 지연 출발 등으로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박 회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의 경영 퇴진을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 소액주주들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j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