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불타고 중국은 가라앉는데 연준은 금리인상?"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출처=연준
"파리는 불타고 중국은 가라앉는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추가 금리인상까지 고려하고 있다.(Paris is burning and China way down, the Fed is even considering yet another interest rate hik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날린 트위터는 현재 미국 연준을 둘러싼 분위기를 상당히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

연준이 18∼19일(현지시간) 개최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미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나 블룸버그 등 금융시장을 둘러싼 주요 조사결과가 모두 기준금리 인상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런 조사결과를 떠나 애초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수개월 전부터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그럼에도 트럼트 대통령의 트위트가 어느 때보다 구체적이고 강도 높게 나온 것은 몇 개월 사이에 달라진 환경 때문이다.

하방리스크가 늘어나고 크기도 커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유럽이 휘청거리는 상황은 수개월전만해도 고려하지 않았던 변수다. 브렉시트의 현실화와 이탈리아 재정위기, 프랑스의 유류세 파동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이해 유럽의 전망이 불투명하다.

여기에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것도 관세폭탄이 현실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 미국으로서는 예상했던 것이지만 우려해야 할 변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엄청난 레버리지를 동원해 글로벌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것도 사실이다. 중국이 무역전쟁 와중에 추락한다면 미국도 무사하기는 어렵다.

그런가하면 가장 잘 나가는 미국도 경제상황이 불과 몇 달 전과는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17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연준에 대해 통계를 보고 금리 인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나서기까지 했다. 미중무역전쟁의 영향이 미국에 현실화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월가도 금리 인상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연준이 고집스럽게 인상을 계속해야겠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통화 운영의 논리로 올해 마지막달에 인상을 해야 한다면 내년에는 그 가능성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것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미국 정부쪽 분위기다. 트럼트 트위터에서 추가 인상을 언급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다른 국가 중앙은행들도 연준의 금리 인상에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우리나라도 지난달 한미금리 차를 근거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양책을 거둬들였다.

경기부양에 계속 나서는 일본은행도 고민스러워 하는 분위기이고 브렉시트를 앞둔 영란은행도 속내가 복잡해 기준금리 결정을 쉽사리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은행인 스웨덴 릭스방크는 7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릴지 여부를 이달에 결정하는 등 중대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고심을 반영한다.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지역 국가들은 인플레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준금리 카드를 만지작거리지만 경제성장을 무시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관측된다.

한마디로 미국 연준을 제외하고 다른 어떤 국가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은 최대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회의 직후 보낼 시그널과 점도표에서 위원들의 의사가 어떻게 나타날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