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번지는 공포심리…다우, 이틀 새 1400포인트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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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파이낸스=안재성 기자]물가 및 금리상승 부담이 완화됐음에도 시장에 공포 심리가 번지면서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폭락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545.91포인트(2.13%) 급락한 2만5052.83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날 831.83포인트(3.15%) 빠진 데 이어 이틀 새 1400포인트 가까이 추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06% 및 1.25%씩 떨어졌다.

그간 증권시장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던 물가 및 금리상승 부담은 다소 완화됐다.

미국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의 0.2%보다 축소된 수치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2%)보다도 낮았다.

전년동월 대비로도 2.3% 상승에 그쳐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또한 8월의 상승률 2.7%와 비교해 둔화됐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15% 아래로 떨어져 전날 3.25%까지 치솟던 상승세가 멈췄다.

글로벌 무역갈등은 진정되는 추세다.

외신에 따르면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할 전망이다. 정상회담에서 무역정책 관련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터키 금융시장 위기의 촉매제가 됐던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 체포 문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 외신에서는 브런슨 목사가 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같은 호재에도 전일 폭락세가 부른 시장의 공포 심리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다우지수는 호재가 등장할 때마다 반등했다가도 다시 급락세로 전환되는 등 장중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장 후반에는 한때 7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등 불안한 장세를 나타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가 3.09% 내려 가장 부진했다. 금융도 2.93%나 하락했다. 기술주는 1.27%, 커뮤니케이션은 0.84%, 유틸리티는 1.97%씩 각각 떨어졌다.다.

시장 불안이 거듭되자 트럼프는 시발점이 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대한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전날 “연준이 미쳤다”고 한 데 이어 이날도 "연준이 하는 일은 웃기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시 조정은 연준의 금리정책 탓"이라면서 "달러화 가치가 너무 높아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연준은 증시 부진에 아랑곳 않고 거듭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의 경제상황은 통화정책의 점진적 정상화에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이 지속 가능한 장기 수준 밑으로 내려왔다”며 “이에 반해 현재 통화정책은 완화적”이라고 평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연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78.1% 반영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투자심리가 당분간 냉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 글로벌 웰쓰 매니지먼트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대표는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의 강세가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성장세는 여전히 좋지만 투자자들이 경기 사이클의 후반부임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금리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더 큰 변동성과 암초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8.41% 상승한 24.89를 기록했다. VIX는 장중 28.84까지 오르며 장중 기준 지난 2월 12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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