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반보 진전…포스코·현대제철 훈풍 기대

포스코, 北 철광석 선광과정에 파이넥스기술 적용 가능성
현대제철, 철도 사업 본격화할 경우 레일 수요 확대 전망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는 등 남북 교류 확대가 가시화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경협 활성화에 따른 최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숙원 사업인 '북한 제철소' 건립과 현대제철의 '남북 통합철도망'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20일 업계 관계자들은 북한 비핵화 움직임의 남북경협 등에서 가장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포스코를 지목했다.

북한에는 약 58억톤의 철광석이 매장돼 있으나 저품위 철광석으로 추가적인 선광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 제강사의 설비 노후화와 전력난으로 가동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졌다. 저품위 철광석을 파이넥스 기술을 활용해 코크스 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은 북한산 저품위 철광석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북한으로의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북한 제강사와 합작사로 설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떤 기업보다도 북한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창립자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북한 제철소' 건립 건도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 문제로 진전되지 않던 이 프로젝트는 박 명예회장이 북한군을 포항·광양 공장에서 연수시켜 북한에 1급 제철소인 '청진 포항제철'를 지으려고 했던 사업이다.

함북 단천지역 지하자원 사업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켐텍은 지난 2007년 정부 주도로 추진한 단천지역 자원개발 사업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2007년 당시 포스코켐텍은 마그네사이트의 매장량과 성분 조사, 가공공장 건립 등을 추진했다. 단천지역 대흥 마그네사이트 광산은 공업용수와 전력공급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스코는 북한에서 무연탄을 가져다 제철소에 활용한 경험이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이 부분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남북정상회담 특별 수행원으로 동행했다. 최 회장은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북한 인프라 구축과 제철소 재건, 철강과 자원개발 투자 참여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달 30일 그룹 차원에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가 남북경협의 가장 큰 실수요자가 될 수 있다"며 "남북 관계 진전시 대북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철도 레일과 철도용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제철도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남북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남북 철도 연결 프로젝트가 가장 먼저 논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북한의 철도 사업을 맡아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 사업이 착수되면 10만톤 이상으로 레일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 가스관을 설치할 경우 철도용뿐만 아니라 가스관용 철강재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대제철의 봉형강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국내에서 최대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개혁개방이 진행되면 봉형강 분야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남북 경협에 대한 나름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산업계에서도 기대감이 높다"며 "북한에서도 철강업에 대한 투자의향이 강해 포스코와 현대제철뿐만 아니라 국내 철강업체들의 다양한 교류로 경제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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