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순익 급증한 까닭은?

신한·하나금융투자, 영업이익 증대…KB증권, 중단영업손실 사라져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대폭 늘었다. NH투자증권을 제외한 3개사의 순익은 모두 70% 이상 급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영업비용 이상으로 영업수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증대된 영업이익이 고스란히 당기순익에 반영된 것이다.

KB증권은 영업이익 변화는 작았지만 중단영업손실이 사라진 덕을 봤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당기순익은 총 6931억원으로 전년동기(4385억원) 대비 58.1% 급증했다.

특히 NH투자증권(25.2%)을 제외한 3개사의 순익 증가율이 매우 컸다. 신한금융투자는 938억원에서 1827억원으로 94.9%나 늘었다. 하나금융투자는 83.6%, KB증권은 74.5%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KB증권은 일회성손실을 털어낸 영향이 컸다.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수익은 3조4415억원으로 전년동기의 3조860억원보다 3555억원 늘었다. 다만 연결 영업비용도 비슷하게 증가해 영업이익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상반기 2178억원이었던 연결 영업이익이 올해 상반기 2153억원으로 약간 줄었다.  

그럼에도 KB증권의 당기순익이 679억원 확대된 원인은 중단영업손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KB증권이 지난해 5월 현대저축은행 매각을 결정하면서 상반기에 관련 중단영업손실 814억원이 발생했다. 자회사인 현대저축은행이 연결손익 계산에서 빠지는 바람에 그만큼 일회성손실로 처리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로 종료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더 이상 계상되지 않는다. KB증권 관계자는 “옛 현대증권 인수의 여파 중 하나”라면서 “이제 인수 관련 후폭풍이 끝났으므로 앞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영업비용 이상으로 영업수익이 늘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3조5346억원으로 전년동기(3조809억원) 대비 4537억원 늘었다. 반면 영업비용은 3254억원 증가에 그쳤다. 덕분에 같은 기간 신한금융투자의 영업이익은 1102억원에서 2385억원으로 1283억원 확대됐다.

이는 당기순익 증가분(889억원)과 거의 일치한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영업수익 증가분이 영업비용 증가분을 능가해 영업이익 증대로 연결됐다. 하나금융투자의 영업이익은 684억원에서 1382억원으로 698억원 늘었다. 당기순익도 비슷하게 485억원 증가했다. 

두 회사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최대한 활용했고, 이같은 영업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62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5%나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주가가 한동안 2400대에서 2500대를 오르내리는 등 높은 수준에서 유지돼 거액의 자금이 증시에 유입됐다”며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경협 등의 이슈도 거래량 증가에 한 몫 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두 증권사의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순조로운 부분도 당기순익 증대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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