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올해 연간 '최대 실적' 청신호

국제유가 상승·정제마진 개선 효과로 하반기 실적도 '맑음'

국내 정유 빅4의 올해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 2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이 2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총 2조152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사의 2분기 매출은 25.5%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93.2%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3조4380억원, 영업이익 8516억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매출 4조5813억원·영업이익 5572억원, 에쓰오일은 매출 6조31억원·영업이익 4026억원,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5조4532억·영업이익 3136억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재고 평가이익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각 정유사들의 석유, 정유 부문의 호실적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또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늠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6월 마지막주 배럴당 4.1달러로 바닥을 찍은 후 급격히 회복해 지난달 30일 기준 7달러까지 오른 것도 정유사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반기에도 국제유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정유사들이 연간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정제마진 상승 효과도 하반기에 이어져 정유 4사들의 실적 호조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식 석유 판매가격을 낮춰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정유회사들의 원유 도입 원가가 줄어 정제마진이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들여오고 있는 에쓰오일의 수익성 개선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형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 반등과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힘입어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유 4사들은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두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국제유가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비(非)정유 부문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신사업으로 화학과 배터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전라남도 여수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올레핀 생산시설을 짓는 등 석유화학사업 진출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4년부터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ODC)의 상업 가동이 하반기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손을 잡고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중질유 분을 이용한 올레핀 생산설비(HPC)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화학 사업 진출, 전기차 부품 사업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하반기 비정유 부문에서도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정유사들이 연간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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