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작지만 확실한 열매부터 챙기자

김연준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장.
최근 시장의 혼란이 심상치 않다. 금리인상기에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기는 내키지 않고 올해 좋을 것 같았던 주식시장은 덜컥 내려앉았다. 많은 관심을 끌던 부동산 시장도 향후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하다. 

평소 A씨는 발 빠른 자산관리로 시장의 상승보다 많은 수익을 얻어 왔다. 그는 여유자금을 보유하다 투자의 기회가 보일 때 집중투자 하여 수익을 얻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A씨도 올해 상반기는 수익보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시장이 불투명하니 투자 비중을 줄이고 수익 목표를 낮추자는 기본 제안을 하면서 이제껏 미뤄두었던 세금우대 상품에 대한 가입을 다시 권유했다.

요즘 전반적으로 증세 기조가 나오면서 금융상품의 세제혜택도 많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몇 개의 것들은 여전히 세제혜택이 좋은 편이다. 다만 놓치고 지나가거나 알면서도 가입기간이나 한도에 대한 거부감으로 선택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상품의 특성상 1년 이상 중장기로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인 때문이 크다. 혹시 가입 중에 자금이 필요하거나 아니면 다른 곳에 투자할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 탓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작지만 확실한 열매, 세제혜택부터 챙기고 들어갈 때다.

주요 세제혜택 금융상품으로 우선 65세 이상자와 사회적 약자가 가입 가능한 비과세종합저축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이 있다.

비과세종합저축은 가입금액 최대 5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 ISA는 가입자격에 따라 발생한 이익에 대해 최고 4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또한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나 연금저축 등은 납입금액에 대해 매년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줄여준다. 수익 외에 매년 최대 100만원 수준의 세금을 돌려주기에 혜택이 작지 않다.

이런 절세형상품의 혜택은 하나하나 따로 떼어놓고 보면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절세효과들을 다 모으면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A씨도 IRP에 가입한다면 매년 100만원 내외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음에도 혹시 모를 투자기회를 놓치기 싫어했다. 물론 자산가인 A씨의 전체 소득에 비해 100만원이 당장은 크지 않다.

하지만 매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혜택이기에 장기간 지속한다면 상품 자체의 소득과는 별도로 꽤 큰 수익이 덤으로 생긴다. 10년 동안 별도로 1000만원을 벌어올 수 있다는 말에 A씨도 흥미를 느낀 듯 했다.

아울러 연금에서 발생한 소득은 장기간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도 크게 자유롭다는 점도 A씨의 관심을 끌었다. A씨는 내 소개에 따라 다양한 세제혜택 금융상품에 가입했다.

최근 ‘소확행’이라는 말이 많이 들린다. 미래가 불투명한 현실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만족한다”는 의미이다.

불안한 시장에서의 자산관리에서도 소확행이 필요하다. 이제껏 저금리 하에서 비과세나 절세혜택을 잘 챙기지 못하고 지내왔다면 너무 큰 수익이나 큰 투자만을 노리지 말고 작은 수익부터 확실히 챙겨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몇 년 지나보면 작은 수익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의외로 큰 수익이 되어있는 걸 발견할 것이다.

<김연준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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