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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추이도 관심을 모은다. 전분기 대비로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1년 전에 견줘서는 신한은행이 NIM 개선 폭이 가장 양호했다. 국민은행은 3분기 연속 NIM이 제자리걸음했지만 4대 은행 중 1위 자리를 지켜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NIM은 전분기 대비 2bp 상승했고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KEB하나은행(11bp), 신한은행(9bp), 우리은행(7bp), 국민은행(2bp)순으로 NIM 상승폭이 컸다. NIM은 금융회사가 자산을 굴려 얻은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우선 올해 2분기 우리은행의 NIM은 1.52%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1.51%에서 같은해 4분기 1.47%로 하락한 후 이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STX엔진 관련 대손충당금 환입 효과에 지난해 말 0.34% 이던 대손비용률을 올 2분기 0%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무리하게 늘려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우량업체 위주로 대출 영업에 나선 게 대손충당금 등 대손비용을 낮춰 NIM을 개선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저원가성 수신도 효과적으로 늘렸다. 우리은행의 2분기 중 요구불예금, 개인 및 기업자유예금(MMDA 포함) 등 핵심저비용성 예금은 71조 667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늘었다. 이는 전체 조달 원화 증가율(1.3%)을 웃돈다는 점에서 핵심저비용성 예금을 효과적으로 늘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의 2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2bp 개선된 1.63%을 기록했다. 1년 새 9bp 상승했다. 신한은행 측은 "시장금리 안정화, 수익성을 고려한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 전략 및 높은 유동성 핵심예금 비중에 기인한 완만한 조달비용률 상승 등으로 NIM 개선 추이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원화예대금리차는 1.89%을 기록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국외점포를 포함한 은행 연결 NIM은 1.69%로 국내 대비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하나은행의 2분기 NIM은 1.57%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53%에서 올해 1분기 4bp나 증가한 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자수익률은 전분기 2.93%에서 3.02%로 상승하며 3%대로 올라섰지만 이자비용률 역시 1.50%로 전분기 대비 9bp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예대금리차(NIS)는 1.52%로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하반기 하나은행의 NIM이 1.57~1.5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측은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여부가 NIM상승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은행의 2분기 NIM은 1.71%로 3분기 연속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4대 은행 중 1위 자리는 지켜냈다.
수신 측면에선 원화예수금이 전분기 대비 1.4% 증가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은 2.9% 증가했다. 반대로 요구불예금은 오히려 0.1% 줄어 저원가성 수신을 효율적으로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증권은 NIM 약세의 배경으로 저원가성 예금 정체, 정기예금 조달 비중 확대, 저금리무궁화대출 증가세 지속 등을 꼽기도 했다. 무궁화대출은 십 수 만 명의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최저 1%대 저금리 신용대출로,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따돌리고 지난해 8월부터 취급하고 있다. 수익성보다는 공익적 측면이 강하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전무(CFO)는 지난 19일 상반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시장금리 상승 반영한 자산리프라이싱과 포트폴리오 개선효과에도 불구하고 2분기 중 전월세 자금 대출과 경찰공무원 대출 등 상대적으로 마진이 낮은 자산의 증가폭이 컸다"며 "저원가성 예금 대비 정기예금 부담이 커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무는 "급여이체계좌 유치,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관리 등 적극적인 NIM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NIM 상승은 어느 정도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2008년엔 금리 상승기엔 은행 NIM이 하락한 반면 지난해 11월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는 예처럼 기준금리 상승과 NIM상승 간 관계는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에는 조달코스트 상승의 속도가 대출금리보다 더 빨라서 향후 은행 NIM이 하락할 공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산정을 둔 금융당국의 입김이 강해진 데다 2020년으로 미뤄진 예대율 규제 도입에 따라 향후 은행권에서 특판 예금경쟁이 재개되면 수익구조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연체 등을 어떻게 관리해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