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전쟁에 험난해진 경제…韓 1인소득 3만달러 어려워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됨으로써 세계 경제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험로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사국인 중국은 완화정책을 더욱 강화할 움직임이고 미국도 성장률이 우려되는 가운데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성장률 3%가 어려워지고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1인당 3만달러 시대 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역전쟁 당사국 美中도 타격예상…거시정책 바꾸나


가장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중국은 이미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에서 완화로 급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과 부채 줄이기보다는 경기 부양을 떠받치는 방향으로 기조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eral Reserve)의 기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민은행은 시장 예상과는 달리 기준 금리를 동결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급준비율을 낮췄다.

중국으로서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7%보다 훨씬 둔화될 것으로 우려한데 따른 완화책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마당에 긴축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오히려 다시 시작한 완화기조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완화정책이 경제의 부실을 털어야 하는 시점에서 부실을 키우게 된다는 점이다. 중국의 정부나 당국도 이런 점을 최대한 감안해 정책적 균형을 잡을 것으로 전해지지만 매우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을 시작한 미국의 사정도 복잡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번 무역전쟁으로 러스트 벨트(Rust Belt: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지역을 중심으로 자동차 및 철강산업 중심지를 말함)를 중심으로 한 미국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어낼 수는 있겠으나 거시운영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 6일 공개된 지난달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무역정책으로 인해 투자와 지출에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무역정책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하강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지금과 같은 무역전쟁을 감안하지 않은 논의였던 만큼 주목할 만하다.

이에 따라 이번 달 FOMC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장 큰 주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이번 달 기준금리 인상을 거의 100% 확신했던 금융시장 분위기도 다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이 우려되는데다 농산물과 유류 등 주요 품목의 대중국 수출도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1인당 3만달러 소득 반납할 듯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우리나라로서는 거시운영이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취업절벽과 반도체 이외에 특별한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은 마당에 소비지출과 설비투자도 줄어드는데 우리나라의 주요 무역대상인 미중 무역전쟁은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 경제성장전망이 3%에서 2.9%로 0.1%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이미 주요 제품의 대미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 경우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도 부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제심리에 타격을 줌으로써 소비지출과 투자심리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동안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비교적 높게 유지됐던 원화가치도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로 예상됐던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되는 마당에 7월 기준금리 인상은 쉽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미국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내외금리 차이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매우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한은 분석도 나온 데다 다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인식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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