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동결 유력…고용부진·미중 무역전쟁 영향

사진=연합뉴스

경기와 물가가 오르지 않고 미중 무역분쟁 등 리스크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또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은 오는 12일 올해 하반기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을 방침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연 1.50%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만약 이번에 금리가 동결되면 지난해 11월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 다섯번째 연속 동결이다.

먼저 목표(연 2%)에 비해 크게 낮은 물가상승률이 발목을 잡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분기 1.3%였고 2분기에 1.5%를 기록했다. 지난 6월에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1.2%로 떨어졌다.

물가는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경기가 좋아지고 고용사정이 개선되면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난다.

월 취업자 수도 증가폭이 10만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외시장도 여건이 좋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 미 금리 인상 가속 등 리스크가 쌓이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에는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부과를 개시하고 중국이 즉각 보복을 경고하며 세계 양대 강대국간 패권 다툼이 본격화 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무역분쟁 대상이 자동차로 확산될지가 세계 경제 향방의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인상도 큰 변수로 남아있다. 현재 미 금리는 한국보다 0.50%포인트 높지만 한은이 7, 8월에 금리를 동결하고 연준이 9월에 0.25%포인트 인상하면 한미 양국의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로 커지게 된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연구실장은 "이달에 시그널이 없으면 8월에도 올리기 어려울 것이고 9월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본 뒤 10월, 11월에 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하방 리스크가 실제 지표에 반영되면 올해 아예 안 올릴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는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는 3.0% 전망을 유지하고 한은은 0.1%포인트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내수 경기와 미중 무역갈등 등을 고려하면 금리를 올리면 안 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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