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년 전통 로이즈 혁신 주도하던 CEO 사임…이유는?

출처=로이즈
330년 역사의 세계최대 보험인수조합인 로이즈에서 디지털혁신을 추진하던 잉가 빌 CEO<사진>가 사임을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는 가장 보수적인 프레임으로 운영되던 로이즈에서 연말까지 종이 없는 계약을 구현하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 바 있다.

3일 보험권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로이즈의 빌 CEO가 올해 말로 5년간의 임기를 마친다.

이는 최근 빌 CEO가 여러 가지 혁신적인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와 재임 가능성이 점쳐졌던 만큼 글로벌 보험업계에서는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지난 2014년 1월 로이즈 CEO를 맡은 그는 로이즈는 물론 재보험 및 손해보험시장 전반에 디지털를 도입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또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경영철학으로 로이즈 기반의 새로운 금융기술 플랫폼을 추진해왔다.

특히 올해 말까지 모든 계약을 디지털화하는 급진적인 방안을 진행,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빌 CEO는 "로이즈를 이끌었던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경험"이라면서 "로이즈를 떠나기로 한 것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고 사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 로이즈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에너지와 혁신적인 정신 및 전문지식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스 카네기 브라운 로이즈 회장은 이와 관련, "잉가 CEO는 지난 5년간 보험시장을 현대화함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포괄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면서 "그녀의 노력으로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추동력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빌 CEO의 사임은 예정되어 있던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로이즈가 어떤 방향을 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이즈는 영국기반이기는 하지만 세계 최대의 보험인수조합이자 업계의 보험계약이 이뤄지는 최대의 시장으로 여겨진다.

그런 만큼 디지털로 방향을 급선회한 사령탑이 사임한 것을 두고 향후 로이즈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로이즈는 빌 CEO 아래에서 그동안 디지털화는 물론 영미를 중심으로 한 대서양축에서 유럽 및 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급선회하는 전략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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