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큰 틀' 합의…금융시장 긍정적 영향

국내 증시, 美FOMC 등 굵직한 이벤트에 밀려 소폭 하락 마감
"향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시 본격 상승세로 전환할 것"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가운데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일 국내 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32포인트(0.05%) 내린 2468.83으로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가들이 122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126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도 1.51포인트(0.17%) 하락한 875.04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주요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상승 마감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0.33% 상승한 2만2878.35로 마감했다. 토픽스지수도 0.33% 올랐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0.89% 상승한 3,079.80으로 장을 마쳤다. 

일부 국가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0.04% 소폭 내린 1만1144.79에 마감했다. 회담이 진행된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타임스지수도 0.34% 내린 3,437.10으로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번주에 예정된 대형 이벤트로 인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관망 심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굵직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당장 큰 변동은 없을지라도 향후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등 증시 상승세로 연결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하락장은 차익실현 매물 때문”이라며 “이들이 정리된 뒤 실제 북미 수교 및 남북경협의 진행 과정에 따라 수혜주가 가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북미 수교 및 남북경협은 오랫동안 2400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2500선을 뚫는 주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지난 4월 30일 코스피지수가 약 3개월만에 2500선을 넘긴 데에는 1차 남북 정상회담의 영향이 컸다.

그는 “다만 북미 정상의 합의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는 등 증시가 2500선을 넘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시 해외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해외자금이 들어올 여지가 확대된다"며 “다만 한미 간 금리역전폭 확대 등 부정적인 요소도 있으므로 당분간 해외자금이 급속히 유출되거나 유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본격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대형 우량주 및 증권업종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북미 관계 개선으로 중국 증시가 최대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켄쇼가 김 위원장이 집권한 2011년 이후 한반도 긴장이 완화됐던 사례 19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시기에 중국의 대형주 상장지수펀드(ETF)인 FXI가 평균 0.89%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한국 ETF인 EWY(0.54%)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중국 기업이 북한의 투자를 주도하고 미중 무역 분쟁도 잦아들 것으로 전망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