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 초읽기…시장변화 시나리오는?

서울 주택 가격하락 현실화…강남4구 고가주택 직격탄
부동산 거래절벽현상 심화…일부는 버티기 들어갈 것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말 보유세 개편 권고안 초안을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고  거래절벽, 급매물 출시 등의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주택 보유자의 경우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재정개혁특위, 21일 보유세 개편 권고안 초안 공개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오는 21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보유세 개편 권고안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로 구성되는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은 세율 인상보다는 공시지가 현실화 등 시세반영 확대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조정 등이 유력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외 주택뿐 아니라 토지분 보유세 강화도 검토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현행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로 높아질 경우 세수가 62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주택, 토지 세율을 50% 인상할 경우 26만6900여명에게 증세가 이뤄지고 내년부터 2023년까지 늘어나는 연평균 세수는 약 4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주택자 외 고가의 1주택을 보유한 사람도 검토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른바 '똘똘한 한채'로 불리는 고가주택 보유자도 보유세 인상 검토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 부동산시장 위축 불가피

개편안에 담기는 내용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진통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우선적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나설 경우 지방 뿐 아니라 서울지역도 가격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강남권의 고가주택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예상보다 개정안의 강도가 강할 경우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며 "종부세 영향이 큰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도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세중과가 시행되며 이미 지난해보다 거래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308건으로 지난해 같은달(1만194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는 최근 양도세 중과 이후 매수자와 매도자가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보유세 인상안까지 현실화될 경우 거래 절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갭투자자들의 매물이 급매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전셋값 하락이 지속되면 갭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매매가격까지 약세를 보일 경우 갭투자자들이 샀던 주택들이 시장에 급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의 자료를 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2주 연속 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장이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장 유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100%가 적용된다 해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버티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은 인상된 보유세를 감당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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