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볼커룰 대폭 완화 시동…글로벌시장 변동성 커진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제롬 파월 의장. 출처=연방준비제도(Fed)
미국이 은행의 투자 규제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전면 시행했던 볼커룰을 대폭 완화한다.

이로써 미국 은행들이 위험자산 또는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려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0일(현지시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증권거래위원회(SEC), 선물거래위원회(CFTC), 통화감독청(OCC)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볼커룰 개정안을 발표했다.

볼커룰은 은행이 자기 자산이나 차입금으로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자보다는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치중해야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에 볼커룰 개정 취지가 볼커룰에 도전하자는 것이 아니라 규정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바로잡아 간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의 거래 부분에서 상당히 완화된 측면이 많아 사실상 대폭 완화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연준이 최근 제정된 '경제성장과 규제개혁 및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Economic Growth, Regulatory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에 따라 볼커룰에 변화가 생기게 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모든 통합자산이 100억달러 미만인 지방은행이 총자산의 5% 이하로 투자할 경우 볼커룰이 적용되지 않게 된다.

연준은 이와 함께 은행들이 그동안 모호하게 적용됐던 금지된 거래의 기준을 계량적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60일 미만의 기간에 보유한 거래 포지션에 대해 은행 측이 달리 입증하지 않는다면 자기자본 거래로 간주한다는 조항도 삭제됨으로써 상당히 완화됐다.

연준이 주도한 이번 개정안은 향후 60일 간의 공청회를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볼커룰이 제한적이나마 완화될 경우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됨으로써 과거와 같이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아져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급부상한 디지털화폐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볼커룰이 완화된다면 암호화화폐(cryptocurrency)에 대한 은행의 투자가 지금보다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추이를 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초 파월 의장의 지명과 함께 볼커룰 개정이 예상되고 있었던 만큼 추가 완화 여부도 관심사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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