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부도에 몸살 앓는 P2P업계

일부 업체 대표 잠적…투자자들 공동 대응 등 방안 강구
금융당국, P2P업체 검사권한 없어 '강 건너 불구경'

 

P2P업계가 잇따른 연체와 부실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로운 상품 출시 등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업체가 있는가 하면 대표나 채권담당자와의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헤라펀딩은 지난 10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신규상품을 출시하지 않고 추심업무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헤라펀딩이 판매한 상품 중 연체중인 현장은 △동두천 △신례원 △ 순창 △평택 △성남 △서천 △제주 소길리 △제주 애월읍 등 8곳에 이른다.

헤라펀딩이 지난 8일 투자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상품들 중 동두천과 신례원, 성남 현장은 채권추심회사에 의뢰해 검토 중에 있고 대여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금일 법원에 소장접수를 진행했다"면서 "이 현장들에 대한 채권 추심 과정은 매주 화요일 저녁에 공유할 예정이고 이외 새로운 소식이 발생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공지 및 SMS를 통해 알리겠다"고 밝혔다.

헤라펀딩은 최근 1억원 규모의 안산시 부곡동 다세대 신축자금 투자자를 모집하다가 돌연 취소한 바 있다. 현재 170호까지 상품 투자를 진행했으나 이중 23%가 연체됐고 30%에 이르는 부실률을 기록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헤라펀딩 투자자 A씨는 "현재 헤라펀딩에 300만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는데 상환 연기가 수차례 반복되면서 지금은 절반쯤 포기한 상태"라면서 "고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말에 덜컥 PF 상품에 투자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연체율이 68.5%에 이르는 2시펀딩은 20여개 이상의 상품이 연체중이다. 대부분의 상품이 5월 중 50%만 상환예정인 상태다.

2시펀딩 투자자 B씨는 "채권팀장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상환예정 공지는 지켜지지 않았고 수정 공지 역시 하고 있지 않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모아펀딩 역시 연체와 부실이 발생하면서 연체율과 부실률이 각각 6.94%, 17.68% 이른다. 연체·부실상품이 늘어나면서 한 투자자카페에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글이 쇄도하고 있다. 모아펀딩은 제대로 된 연체 공지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디움펀딩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디움펀딩의 연체율과 부실률은 각각 12.41%, 23.04%에 달한다. 일부 상품은 상환됐지만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품의 경우 할인 분양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각 사

P2P업계가 급성장하던 지난해 상반기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며 너도나도 부동산PF 상품을 내놔 이같은 심사부실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당국이 이들 업체에 대한 감독·검사를 진행할 만한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이같은 연체·부실 사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상석 금융감독원 핀테크감독 팀장은  "위험상품이나 올바른 업체를 고르는 방법 등과 관련한 홍보자료를 지속적으로 배포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P2P업체에 대한 감독이나 검사, 자료요청 권한 등이 없어 제대로 대응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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