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까지 가나…韓 경제 영향은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선언으로 급등세 …WTI 3.0% ↑
물가불안 요인,수입가격 상승으로 수출제품 경쟁력 악화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제유가가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로 배럴당 70달러 후반까지 급등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국제유가 급등이 일시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란 변수에 급등하는 유가…엇갈리는 향후 전망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8달러(3.0%) 급등해 71.1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핵협정 탈퇴' 선언을 한 변수가 시차를 두고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대폭 줄어든 데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재고량도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세했다.

이로 인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8달러(3.0%) 상승한 71.14달러에 장을 마감, 2014년 11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비슷한 시각 배럴당 2.37달러(3.17%) 오른 77.22달러에 거래됐다.

향후 유가 전망은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바클레이즈와 도이체방크 등 대부분의 투자은행(IB)들은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82달러는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컨설팅업체인 FGE는 배럴당 90~100달러선까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같은 유가 상승은 그동안 원유가격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탠스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 목표를 88달러로 설정한 바 있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향배도 시장의 관심을 모은다. 전체적인 상황을 감안한다면 당분간이지만 제한적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원료수입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거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0일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여파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 고조 등을 고려해 2018년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을 지난 1월에 전망한 배럴당 60달러에서 65.3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제재 복원까지 180일의 유예기간이 있어 이란산 원유 수출이 단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은 작지만, 올해 4분기 이후 하루 평균 50만∼70만 배럴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란 원유수출 감소를 잉여생산능력(하루평균 250만 배럴)이 충분한 사우디가 상쇄하면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 감소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제재 복원으로 올해 4분기 이후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 도입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국내에 도입하는 이란산 원유의 70% 정도는 콘데세이트이며 우리나라 전체 콘덴세이트 도입량의 54%를 차지한다.

카타르산 콘덴세이트 대비 배럴당 2.5달러 저렴해 그동안 국내 정유·석유화학사들이 이란산을 선호했다며 앞으로 도입선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문제는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다. 수입가격의 상승을 불러 물가불안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수출제품의 원가상승으로 국제경쟁력이 악화되는 상황을 부를 수 있다.

그럴 경우 성장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인플레까지 부를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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