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펀드 수익률 상위 '싹쓸이'

대형주 위주 강세, 날개 단 ETF
"대형주 비중 높아 투자 시점에 따라 수익률 편차"

펀드수익률 순위. 자료=제로인


시장평균 수익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펀드 수익률 상위를 휩쓸고 있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펀드 수익률 순위 20위 안에 ETF가 19개 포함됐다.

1위인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는 6개월 수익률이 54.24%에 달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0%를 넘어선다. 최근 6개월간 코스피 수익률은 약 15%다.

이 펀드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피 200 정보기술 지수'를 기초지수에 연동해 상승시 2배 효과가 나오도록 마련한 인덱스펀드다. 정보기술지수와 함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투자하는데 이들 종목이 올들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 펀드 수익률도 높게 나왔다.

2위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가 차지했다. 이어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 '미래에셋TIGER코스닥150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 '한화2.2배레버리지인덱스(주식-파생재간접)종류A' 등이 뒤를 이었다.

ETF는 코스피 같은 시장 지수 수익률을 따라간다. 액티브펀드에 비해 상승장에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ETF가 상승장에서 위력을 떨치는 이유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주 위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인덱스펀드가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시장 수익률 보다 높은 성과를 추구한다. 액티브펀드도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지만 인덱스펀드 만큼 삼성전자의 비중이 높지는 않다.

수익률에서 차이가 나다보니 자금흐름도 액티브와 인덱스 펀드에서 정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초 이후 액티브 펀드에서는 4조8907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반면 인덱스 펀드에는 7661억원이 유입됐다.

그러나 인덱스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보인다고 해서 액티브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보다 위험관리에 탁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덱스펀드는 장기간에 걸쳐 액티브펀드 대비 높은 성과를 냈지만 약세장에서는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현재 지수가 높은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 위험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ETF도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주식형펀드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덱스펀드는 지수가 저평가됐을때 매수하는 것이 좋다"면서 "인덱스펀드가 대부분 추종하는 코스피200지수는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투자시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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