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 쏠림 심화…코스닥 '찬밥신세'

21일까지 코스피서 5.5조원 순매수, 코스닥은 925억원에 그쳐

코스피가 2178.38로 연중최고가를 기록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열풍으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외국인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같은 대형주 선호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1일까지 코스피에서 5조4998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925억원을 사들이는데 그쳤다.

과거와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해진다. 2016년 한해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조8347억원을 샀고, 코스닥에서도 991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코스피와 코스닥의 순매수액 차이는 2016년 10분이 1 수준에서 올해 현재 55분의 1 수준까지 벌어진 셈이다.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섰던 2015년을 제외하고, 2014년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4조6767억원, 9705억원을 사들이면서 매수 금액 차이가 5분의 1 수준이었다.

올해는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와 일명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등 시가총액 상위주들에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17.78%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현대자동차(13.33%), SK하이닉스(19.86%), 현대중공업(21.69%), S-Oil(13.94%) 등 시총 상위주들도 연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형주 중심의 자금 유입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에 의한 견고한 실적을 근거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해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저평가된 점은 외국인 수급을 이끄는 요소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거래소 자료를 보면 3월17일 기준 국내 증쳄?PER(주가이익배율)은 9.83배로 주요국 10개국 증시 중 가장 낮았다. 주요국인 미국(18.63배), 일본(16.04배), 독일(14.22배), 중국(12.91배)보다 낮다. PER은 주당순이익을 주가로 나눈 것으로 PER이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원화 강세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을 끌어 들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환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되기 때문에 대형주 편중 심화는 당분간 더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글로벌 투자 트렌드 자체가 패시브(주가상승률 추종) 스타일이 대세임을 감안할 때 신흥국에 유입되는 자금도 패시브 스타일이 지속됨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장영일 기자 jyi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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