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혜택 '확' 줄었다…기준 높이고 서비스 없애고

전월 실적 30만원 사용시 1만원 혜택→3000원으로 축소

업황 나빠 수익성 악화되자 손실분 고객에게 떠넘기기

수수료 인하 압박과 미국 기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 축소에 나서고 있다 . 카드사들이 기존의 할인업종은 그대로 두되 전월 실적에 따른 혜택 폭을 교묘하게 줄이는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 ·우리 ·현대 ·하나카드 등이 전월 실적 기준을 높이거나 전월 실적 기준에 따른 할인 금액을 하향조정 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월 실적이란 직전 월 카드사용금액으로 해당카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전제금액이다 . 전월 실적은 카드사나 카드에 따라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
 
◆ 혜택 기준되는 전월 실적은 높이고 서비스 폭은 줄이고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드사들은 카드 부가서비스를 3년간 의무적으로 유지하도록 돼 있다 . 3년이 지난 뒤 부가서비스를 변경 ·축소할 경우에도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 부가서비스를 축소한 카드들은 3년이 지난 카드도 있었지만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카드도 있었다 .
 
  KB국민카드가 20104월 출시한 쇼핑특화 카드인 ''굿쇼핑카드 ''는 쇼핑 관련 업종 이용시 최대 10%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 전국 모든 백화점 , 대형할인점 , 슈퍼마켓 , 편의점 , 면세점 , 인터넷 쇼핑몰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 이 카드도 전월 실적에 따른 할인 금액이 소폭 줄었다 . 출시 전월실적별 할인금액은 당시 전월 30만원 이상 60만원 미만 결제시 월 5000, 60만원 이상 90만원 미만 월 2만원 , 9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 월 3만원까지였다 . 하지만 올 3월 현재는 30만원 이상 5000, 60만원 이상 1만원 , 120만원 鵑? 3만원 , 200만원 이상 5만원으로 조정됐다 .
 
통신사 제휴 카드 중 할인 폭이 축소된 카드가 많았다

우리카드 ''KT Super 할부 우리카드 '', 하나카드 ''클럽 SK카드 ''는 모두 통신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다 . ''KT Super 할부 우리카드 ''의 경우 출시 당시 장기할부 이용 고객은 전월 실적 30만원시 통신비 9000, 전월 실적 70만원시 17000원 할인혜택을 제공했지만 올 3월 현재 장기할부 이용시 30만원 이상은 10000, 70만원 이상은 15000원으로 30만원 이상 고객 혜택은 1000원 늘었지만 70만원 이상 고객 혜택은 2000원 줄었다

하나카드 ''클럽 SK카드 '' 역시 20125월 출척營?통신비의 경우 전월실적 30만원 이상이면 1만원 , 60만원 이상시 15000원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했지만 현재는 전월실적 40만원 이상시 5000, 70만원 이상시 1만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수익성 악화 명분고객에게 비용 떠넘겨
 
이처럼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축소에 나선 것은 업황이 그만큼 나빠진 탓이다 .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수익은 1813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9% 쪼그라들었다

신용 ·체크카드 이용액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이용액도 늘었지만 카드이용액에 비례해 마케팅비용이 늘어난 데다 대손분비금 전입액 등 대손입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
 
특히 마케팅 비용이 5000억원 넘게 증가하면서 고금리 대출로 번 돈을 마케팅비로 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라 수익이 감소하면서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실정 "이라고 말했다 .
 
문제는 부가서비스 혜택을 축소하면서 카드사 수익 악화분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 실제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등을 위한 약관 변경 신청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부가서비스 축소 ·폐지 약관 변경 신청한 건수는 20여건이다

여전법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약관을 변경하려면 금감원장에게 신고하고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 금감원 관계자는 "가맹점이 문을 닫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약관 변경 승인을 거의 해주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
 
이같은 부가서비스 혜택 축소 내용을 소비자가 제대로 알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각 카드사는 이용대금 명세서 , 우편 , 이메일 ,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중 두 가지 방법으로 변경 사실을 고지하게 돼 있지만 가장 자주 이용하는 문자메시지로 방법을 특정해놓지 않아 이를 보지 못하는 소비자 수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부가서비스와 관련된 민원인 신용카드 관련 제도정책 민원건수는 1482건에 달했다 . 금감원 관계자는 "여전법상 변경 내용을 6개월 전에 고지토록 하고 있지만 소비자 인지의 효과까지 담보하기는 어렵다 ""신상품에 혜택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리뉴얼된 카드나 새로운 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고 조언했다 .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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