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저축은행, 성과연봉제 확대시행에 노조 반발

노조 "PL직군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은 구조조정 일환" vs 사측 "일부 직원에 국한된 이야기"

HK저축은행 노동조합원들이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HK저축은행 노동조합
HK저축은행이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확대시행하고 있는 데 대해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2일 HK저축은행 노조는 채권회수 담당직군인 PL전문직에 대한 성과연봉제 확대는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달 17일부터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HK저축은행이 올해 1월부터 ''2017 개인금융관리 운영안''에 따라 ''PL전문직''에 한해 실시하는 월별 평가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면서 인센티브를 전혀 받지 못한 직원이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올 1월말 기준 인센티브를 전혀 받지 못한 직원은 전체 평가대상자 중 24%를 차지했다. 이는 기존 상대평가 방식에서 나올 수 있는 D등급자의 16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노조는 "직원이 많다는 이야기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에 매각되기 전인 2015년부터 나왔던 것"이라며 "지난해 7월 매각된 후 비용절감 압력이 높아지면서 구조조정을 위해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논의가 불거져 나왔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PL직군에 대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PL전문직은 HK저축은행이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이후인 2009년부터 채용하기 시작한 직군으로 기존 직원과는 달리 기존 직원 연봉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성과에 연동된 인센티브로 받고 있다. 특히 PL전문직의 경우 팀 단위보다 큰 조직인 실별 평가와 별도로 매월 S등급부터 D등급까지 개인평가를 받는다. 현재 PL전문직과 전문직에 해당하는 인력은 전체 인력 430여명 중 절반 수준이다. 

노조는 "PL전문직과 전문직은 사측이 성과연봉제 확대를 좀 더 유연하게 도입하기 위해 도입한 직군"이라며 "처음부터 다른 직군 대비 80% 중반대에 설계된 임금과 금융업건에서 유래가 드문 과도한 인센티브 설정으로 안정성을 헤쳐오더니 이제는 이것마저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일부 직원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HK저축은행은 "채권회수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성과급 지급 방법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것으로 일부 직원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저축은행업계는 성과연봉제 논란에서 한 발 비켜나 있었다.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해 SBI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JT저축은행 등 저축은행들은 수 년 전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이미 안정적인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업계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문제는 기존에 성과연봉제를 실시하지 않았던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성과연봉제를 이미 실시한 여러 금융사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라며 "이미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고 있는 금융사라 하더라도 이를 확대하게 되면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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