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중금리 대출시장 공략 성공할까?

"중금리 대출 상품 이익 크지 않고 상품 금리 낮추는 데 한계" 지적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뱅크가 기존 저축은행 대비 10%포인트 낮은 대출금리로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저축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중금리 대출 상품도 이익이 크지 않은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상품의 금리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전날 경기 판교 H스퀘어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신용평가 체계를 통해 제2금융권을 이용하던 중저신용 서민층을 10% 안팎의 은행 중금리 대출로 끌어안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통해 10년 동안 3조6000억원 수준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카카오뱅크를 방문한 정은보 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은 국민에게 과거에 누려보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산업에는 경쟁과 혁신을 불어넣는 차별화된 플레이어"라며 "소비자들이 인터넷 전문은행으로부터 가격 경쟁력과 금융 포영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반응은 다소 냉랭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은행은 시작이 늦은 감이 있다"며 "이미 시중은행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상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의 금리는 19.9% 수준인데 이는 신용등급 6~7등급까지 대출실행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금리를 10%대로 낮추겠다는 것인데 이익이 나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대형저축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의 경우 출시 이후 1년여만에 누적 실적 2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실제 수익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K뱅크는 2월말~3월초에 출범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6일 금융위에 본인가를 신청해 1분기 중 본인가를 받아 상반기 중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업계는 구체적인 상품이 출시된 후에야 대응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서 1, 2등급의 우량고객인지, 6, 7등급의 저신용자인지 아직 타게팅을 명확히 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상품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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