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부수업무' 신고로 전환한 지 1년…"쉽지 않네"

유학 알선·대리운전 결제·휴대폰 매매 등 실적 신통찮아
"기존 업체와 경쟁 부담 등으로 신중하게 검토하는 단계"

카드사에 수익사업을 위한 부수업무를 허용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낸 회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감독당국에 부수업무를 신고한 회사도 소수인데다 그나나 신고업무마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 중 신규 부수업무를 신고한 곳은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 두 곳에 불과했다 .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은 카드사 부수업무 규제를 허용된 업무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 방식에서 할 수 없는 사업 영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사업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 방식으로 전환했다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금지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카드사들이 자유롭게 부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 . 카드사는 업무 개시 7일 전까지 부수업무를 금감원에 신고만 하면 된다 .
 
카드사들은 휴대폰 판매와 온라인 쇼핑몰 , 부동산 임대사업 등 다양한 부수업무 진출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실상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
 
롯데카드는 지난 3월 유학업체와 연계해 유학할인 , 영어캠프 주선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
 
롯데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사업성 판단이 나지 않은 상황 "이라며 "사업을 시작하려면 사업성의 확신도 필요하고 조직도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잠재적 카드 ''에 불과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
 
삼성카드는 지난 3월 반환조건부 할부취급에 따른 중고휴대폰 매매업무를 하겠다고 신고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 삼성카드는 삼성전자와 함께 갤럭시 S7 출시에 맞춰 ''갤럭시 클럽'' 운영을 시작했다 . 갤럭시 클럽은 매달 일정한 회비를 내고 휴대폰을 사용한 지 1년이 넘으면 잔여 할부금의 부담없이 새 휴대폰으로 교체해 주는 서비스다 . 그렇지만 갤럭시 S7 출시가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직 서비스의 성패를 얘기하기는 이른 상태다 .
 
삼성카드 관계자는 "갤럭시 S7이 출시될 때 아이폰과 관련해 교체 프로그램들이 대거 등장해 삼성전자도 ''갤럭시 클럽 ''이란 이름으로 도입한 것 "이라며 "일단 내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고 전했다 .
 
신한카드는 지난 3월 대리운전 업체들과 제휴해 모바일 대리운전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 신한 앱카드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면 이용 후 카드 결제가 이뤄지고 결제 수수료를 얻는 수익구조다 . 당시 카카오도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기업이 중소업체가 대부분이었던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잡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익을 낸다기 보다는 고객 편의성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 이라고 전했다 .
 
그나마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BC카드다 . BC카드는 지난 4월 중소기업과 손잡고 자체브랜드 (PB) 상품을 출시했다 . 세탁세제 , 치약 , 타월 등 생필품 등을 BC카드 쇼핑몰을 포함해 오픈마켓 ,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해 9월말 기준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
 
BC카드 관계자는 "생필품은 가격이 비싸지 않기 때문에 10억원은 의미 있는 숫자 "라며 "추가 상품 출시를 통해 브랜드를 성장시킬 계획 "이라고 밝혔다 .
 
우리카드 , 하나카드 , 현대카드는 아직 마땅한 부수업무 계획이 없는 상태다 . 이미 부수업무 계획을 밝힌 곳도 진행이 더딘 상황에서 이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현재는 뚜렷한 부수업무 계획이 없다고 밝힌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느 시장을 들어가든 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강자와 경쟁해야 되기 때문에 시작이 쉽지 않다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각종 인프라도 필요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데 시작했다가 중간에 사업을 철회할 수 없어 신중하게 검토중 "이라고 말했다 .
 
이어 "카드사들이 부수업무에 소극적이라기 보다는 사업 기회를 살피거나 사업계획을 준비해 나가는 단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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