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상반기 대손충당금 줄면서 순익 크게 늘어

우리은행, 당기순익 45.1% 급증 '어닝 서프라이즈'
신한·KB금융도 13~20% 늘어…리스크 관리 효과

대내외 경기 침체, 역대 최저금리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손충당금 조이기 노력 덕에 금융그룹들의 이익이 상승세를 그렸다. “건전성이 곧 수익성”이라는 금융권의 격언이 그대로 적용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우리은행은 당기순이익이 45.1%나 급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은행 등 세 대형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모두 전년동기보다 늘었다.

가장 큰 증가폭을 시현한 것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익 7503억원을 기록, 전년동기(5169억원) 대비 45.1%나 뛰었다.

같은 기간 KB금융도 9367억원에서 1조1254억원으로 20.1% 늘어났다.

신한금융은 증가율은 13.3%로 타 금융그룹보다 낮았지만, 당기순익 액수(1조4548억원)는 제일 많았다. 신한금융은 7년 연속 상반기 당기순익 1조 이상을 시현해 올해에도 무난히 금융그룹 실적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금융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금융그룹들이 이처럼 선전한 이유로는 부실여신을 최대로 축소한 리스크 관리 노력이 손꼽힌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은 431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6910억원보다 37.6%나 줄었다. 순익 증가액(2334억원)이 대손충당금 감소액(2600억원)과 비슷해 ‘어닝 서프라이즈’는 리스크 관리 리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KB금융 역시 같은 기간 대손충당금을 4586억원에서 3135억원으로 31.6% 줄였다. 예전부터 ''철저한 리스크관리''로 유명했던 신한금융 역시 대손충당금을 2.6% 줄였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과거처럼 급격한 자산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그렇다면 비용 절감, 무엇보다 건전성 관리가 주요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곳 중 NH농협금융그룹은 리스크 관리 실패, 특히 조선업과 해운업 부실여신 ㏏??상반기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76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익을 시현, 전년보다 순이익이 1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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