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당국 규제에도 급증… 대책 절실

정부와 당국의 완화정책과 전세가격 급등이 원인

이미지: 세계일보DB

가계부채가 기준금리 인하와 전세대출 급증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 전체 가계 빚은 약 4%나 늘어났으며 그 중에서도 전세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돼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는 가계대출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문제는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는 시한폭탄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 만큼 정부로서도 중점을 두어온 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2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들이 합동발표를 통해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은행 및 보험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안착 등에 따라 낮아질 것"이라고 발표한 전망은 정확하게 빗나갔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956조1731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집계돼 작년 말의 919조9633억원에 비해 36조298억원, 3.9%나 늘어났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지난 1∼5월까지 은행의 가계대출은 16조7991억원 증가해 지난해 동기 증가액(18조1555억원)보다 7.5%나 줄어든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전년 동기 4조1721억원보다 10조 이상 늘어난 14조1891억원으로 나타났다.

1금융의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 이상으로 2금융의 가계대출이 더 늘어나는 등 이른바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 대출 급증

전체 대출 항목 중에서 전세대출 증가율이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반기 중 전세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 신용대출 등의 증가율을 크게 앞지르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17일 금융권에 KB국민·KEB하나·NH농협·신한·우리은행의 전세대출은 작년 말 23조663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7조9273억원으로 4조2637억원(18.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셋값 급등에 따른 것이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전국 평균 전셋값은 작년 6월 1억7446만원에서 올해 6월 2억228만원으로 1년 만에 2583만원(14.8%)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이와 관련, 9월부터 전세자금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시행할 계획이지만 앞으로 전세난이 풀릴 가능성이 않는데다 기준금리까지 인하한 만큼 이 같은 추세는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임정빈 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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