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재정 역할 강조…가시권 접어든 '일자리 추경'

내주 발표될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 추경 포함될지 관심

다음 주에 있을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발표를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올해 초에 비해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회복세가 아직 확고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경기비관론을 내비쳤다. 같은 날 당정은 추경편성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포함한 적극적인 확장 재정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새누리당도 추경이 ‘상당한 규모’로 필요하다고 정부에 권고하면서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경기침체에 따른 ‘일자리 추경’ 편성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2일 노형욱 재정관리관 주재로 제6차 재정관리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지난달까지의 재정 집행 실적과 상반기 집행 전망을 점검했다.

중앙재정은 올해 5월말까지 연간계획 279조2000억원 중 135조1000억원이 집행됐다. 5월 계획이던 129조4000억원보다 5조7000억원 초과 집행한 것이다. 집행률은 48.4%로, 5월 목표(46.4%)보다 2.0%포인트 초과 달성했다. 중앙부처가 계획보다 2.3%포인트, 공공기관이 0.9%포인트 각각 초과 달성했다.

기재부는 “신속하게 자금을 배정하고 집행 애로 요인을 해소하는 등 재정집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결과”라며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부처와 공공기관이 남은 기간 집행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재정을 5월까지 계획보다 5조7000억원 더 집행하면서 상반기 조기집행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경기를 살리고자 상반기까지 재정을 연간 계획의 59.5%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하반기 재정 여력은 줄었다.

이 때문에 오는 28일경 발표될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추경안이 담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하반기 추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일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산하 일자리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정부 당국자들과 회의를 열어 최근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문제와 관련,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추경호 특위 부위원장은 한국은행이 지난 9일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를 거론하면서 “중앙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경기와 일자리 문제에 대응하고 있으니 재정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당정 회의에 참석한 최상목 기재부 제1차관은 당의 추경 편성 요구에 직접적인 답변을 내놓진 않았지만 “여러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재정의 역할에 관해서 현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 기준금리를 낮췄고 정부도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나갈 방침으로 알려져 대내외 충격이 어느 정도 완화되겠지만, 앞으로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경제·금융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발언해 하반기 추경 편성쪽으로 여론이 조성되어 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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