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상품-설계사, 올해 기점 본격적인 양극화

생애재무설계 반영 고액상품 가입 , 부족한 보장은 온라인으로
저능률 설계사 , 온라인과 가격 경쟁으로 설 자리를 잃을 듯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생명보험시장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험상품은 고객의 생애재무설계가 가능해야 판매가 가능한 고액의 보험상품과 단순하고 저렴한 온라인 상품으로 이분화하고, 그에 따라 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도 고역량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고객의 생애주기에 맞춘 컨설팅을 통해 조기사망과 질병, 노후대비까지 보장하는 복합 기능을 담아 고액의 보험료를 받는 상품을 파는 고능률 설계사만 살아남고, 개별적인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저능률 설계사는 상당수가 온라인 보험에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험시장도 소비자가 한 두 개의 고액보험에 가입한 후 나머지 부족한 위험보장은 온라인 상품으로 보충하는 형태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 보험상품 재편, 고능률 설계사만 살아남아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가 보험상품은 물론 설계사들도 양극화 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험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과 함께 보험상품 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 등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상품은 물론 설계사도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로드맵의 주요 골자는 지금까지 철저하게 규제했던 보험산업을 완전경쟁 시장으로 풀겠다는 것. 보험료는 물론 상품 개발도 완전히 보험사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규제로 인해 판박이 상품이 대부분이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독창적이고 복잡한 상품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개별적인 보장성보험은 보험다모아를 통해 소비자가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어 굳이 설계사를 거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보험다모아는 온라인 보험상품을 중심으로 여러 보험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데, 올 상반기 중 보험료는 물론, 보장금액과 보장범위까지 비교 가능하도록 사이트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게 금융위의 방침이다.

계리사협회 한 임원은 “규제가 대폭 완화되어 일부 고액 보험상품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매우 복잡해질 것”이라며 “생애재무설계 노하우를 갖춘 설계사들이 고액 보험을 전문적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저능률 설계사들은 보험다모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단순하고 저렴한 온라인 상품과 경쟁하다가 도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전속설계사 수는 급속도로 줄고 온라인 보험시장은 반대로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애재무설계란 고객의 전 생애에 걸쳐 질병 사고 등 위험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학업, 결혼, 주택마련, 노후생활 등 금전적 지출이 많은 경우까지 고려하여 저축·투자·지출 계획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가 상품을 개발할 때부터 복잡한 금융공학이 접목된 상품을 개발, 한 두 상품만 가입해도 인생 전반의 위험과 지출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보험설계사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컨설팅 능력이 요구된다.

일례로 10여년 전 초기 종신보험 상품은 조기사망 위험만 대비하는 것이고 중대질병 등에 대한 보장을 받으려면 특약에 별도로 가입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종신보험은 특약에 가입하지 않아도 조기사망 위험은 물론 주요 질병 대비와 노후자금까지 마련할 수 있다. 그만큼 상품이 복잡해진 것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생애재무설계 컨설팅 능력이 없는 설계사들은 온라인 보험상품 등과 가격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구조적으로 사업비가 적은 온라인 상품과는 경쟁이 안되기 때문에 올해부터 설계사 수가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보험소비자 대응 방법은?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 등 일부 복잡한 상품을 제외하고 부족한 위험 보장은 본인이 직접 보장성보험을 비교해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고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따라서 추가 보장이 필요한 암보험이나 어린이보험, 저축성보험 등은 온라인 등에서 직접 가입하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보험상품이 얼핏 보면 매우 복잡해 맛訣嗤?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상품간 얼마든지 비교가 가능하다. 특히 온라인 상품의 경우 소비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보험사들이 최대한 단순화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김상현 프라임에셋 팀장은 “가성비가 좋은 보험을 선택하려면 두 가지만 확인하면 된다”며 “첫 번째는 보장금액과 보장범위이고, 두 번째는 보험료”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대형 보험사보다 인지도가 낮은 중소형 보험사의 상품이 좋다”며 “보험사의 낮은 인지도를 상품 경쟁력으로 만회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암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암 보장 금액과 어떤 암을 보장하는지 살펴본 후 보험료를 확인하면 쉽게 비교할 수 있다고 보험설계사들은 조언한다.

고정욱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수석팀장은 “보험산업 로드맵을 본격 적용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보험다모아가 활성화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보험상품은 물론 설계사의 양극화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같은 보장 서비스를 제공받는데 보험료가 50%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며 “보험소비자들도 상품을 비교분석해 가입하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승동 기자 01087094891@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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