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CEO①] 윤창훈 비큐러스 대표

"GA에 판매책임 부여하려면 유지비 지급해야"
"불완전판매 책임 범위도 정해야"

비큐러스 윤창훈 대표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대리점(GA)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GA의 불완전판매가 늘어나면서 보험사는 이에 대한 배상책임을 GA에 묻도록 보험업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반면 GA업계에서는 배상책임에 걸맞은 지위와 역할도 함께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큐러스의 윤창훈 대표에게 GA업계 입장을 들어봤다.

- GA의 불완전판매와 관련 책임 강화에 대한 입장은?

▲ GA의 법적 지위가 대리점임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더 큰 책임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법률적으로 GA의 의무와 책임이 정해져 있고 일반 자산관리사(FP)에 준하는 지위를 주면서 책임은 보험사 정도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GA에 강한 책임을 물으려면 현존하는 실존법상 지위를 부여하고, 보험사는 유지비와 수금비 일부를 관리 비용 등의 명목으로 GA에 지급해야 한다.


- GA의 불완전판매 책임 범위는?

▲ 보험계약이 체결되면 한 달 안에 청약·철회할 수 있으며, 3개월 안에는 품질보증 해지를 할 수 있다. 보험계약이 완전히 체결되기 전에 불완전판매 여지를 줄일 수 있는 장치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부 블랙컨슈머인 보험계약자는 몇 년이 지난 보험계약 건에 대해서도 민원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변액보험을 계약한 후 3~4년이 지나 수익률이 좋지 않을 때 제기한 민원에 대해서도 GA가 책임져야 하는지는 의문이 든다.

보험계약은 자산관리사의 모집 단계 이후 언더라이팅을 거쳐 불완전판매 여부, 보험계약의 적부심사 등이 통과돼야 체결된다. 이 중 보험사가 GA에 위임한 분야는 보험계약의 모집에 그친다.

나머지는 모두 보험사가 진행하고 있다. 즉 보험계약 체결에 대한 판매 리스크 판단과 결정권은 모두 보험사에 있으며, 이에 필요한 비용은 고객이 내는 보험료 중 유지비에서 충당하고 있다.

보험계약 모집이 아닌 유지와 관련된 불완전판매 배상책임을 강화하려면 지금보다 확장된 지위와 역할 역시 뒷받침돼야 한다. 아울러 GA 불완전판매와 관련 책임 범위를 정하는 가이드라인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 판매책임 강화와 관련 GA도 유지비 일부를 받아야 한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 보험료는 순보험료와 부가보험료로 크게 구성된다. 이 중 흔히 사업비라고 표현하는 부가보험료는 다시 신계약비, 유지비, 수금비로 세분화할 수 있다.

현재 보험사는 GA에 신계약비만 지급하고 있다. GA의 법적 지위가 자산관리사와 동등하며, GA의 역할도 보험모집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신계약비만 지급받는 것이다. 신계약비는 모집과 관련된 데 발생하는 비용이므로 GA 운영이 신계약비로 유지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GA는 지금도 완전판매는 물론 유지에도 신경 쓰고 있다. 실례로 보험소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아닌 설계사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한다.

그럼에도 판매책임을 더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유지한 보험에 대해서도 판매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책정해야 하며, 이는 보험사만 취하고 있는 유지비 일부에서 충당돼야 할 것이다.

- 유지비 일부를 지급받는다면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예정인가?

▲ 비큐러스를 포함한 일부 대형GA는 보험사로부터 유지비를 지급받지 않음에도 보험사처럼 자체적인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고객에게 객관적인 보험상품 정보를 제공해 신뢰를 쌓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도 계약관리시스템, 사후관리(AS)시스템 등에 투자하기도 한다.

비큐러스는 IT시스템의 경쟁력을 키우려고 전산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IT의 도움 없이 완벽한 고객관리를 하기가 불가능하다.

또 보험을 제대로 팔기 위해 상품을 비교 분석하는 재무설계연구소를 두고 있다. 재무설계연구소는 보험상품을 비교·분석해 비큐러스 소속 설계사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객에게 가장 좋은 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GA가 유지비 일부를 지급받는다면 고객관리는 물론 객관적인 상품 교육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며,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다.

- 유지비를 지급받으면 보험산업 신뢰를 높일 수 있는가?

▲ 대부분의 유통업은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비교해서 선택할 수 있도록 발전했다. 슈퍼마켓, 백화점은 물론 전자제품도 마찬가지다.

보험도 상품마다 특징이 있다. 소비자는 각각의 상황에 맞게 여러 보험사 상품에 가입한다. 종신보험은 A사, 암보험은 B사 등이다. 그런데 복잡한 금융상품인 보험의 특징을 소비자가 세세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가 고객의 상황을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보험을 추천해야 한다.

또한 보험은 장기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20년 혹은 30년 이후 가입한 보험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에, 소비자는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보장금액이나 보장범위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긴 시간이 지난 후이기 때문에 자산관리사도 현업에서 떠났을 확률이 높다.

객관적으로 가장 적합한 보험을 판매했던 GA가 없어지면 소비자와 보험사만 남게 되는데, 정보가 부족한 고객이 제대로 의사결정을 하기 쉽지 않다. 결국 소비자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는 정보까지 제공한다면 보험산업의 신뢰도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소비자에게 객관적으로 적합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었던 게 GA산업의 성장 이유다. 몰라서 못 받았던 보장에 대한 정보서비스까지 제공한다면 GA는 물론 보험 산업 전체가 더욱 성장할 것이다.

GA에게 불완전판매에 책임을 강화하려면 법적 지위 향상과 함께 유지비 일부도 지급해야 한다.

※비큐러스는 2003년 7월 설립됐으며 ‘보험을 제대로 파는 회사’를 지향한다. 8월 현재 약 500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GA다.
18개월 차 보험계약 유지율이 약 92%이며 13개월 차 설계사 정착률도 약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사의 18개월 차 유지율은 약 70~80% 수준에 불과하며 13개월 차 정착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보험사와 비교해 불완전판매 비중이 극도로 낮으며 자산관리사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수치다.
오는 2017년까지 18개월 차 보험계약 유지율을 95%를 달성하고 업계 2위로 도약하는 목표를 세웠다.

김승동 기자 01087094891@segyefn.com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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