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꼼수''로 맞대응해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계층일수록 가산금리를 더 많이 올리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7월 0.6%포인트에서 지난달 1.02%포인트로 상승시켰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0.83%포인트에서 0.96%포인트로, 하나은행은 0.64%포인트에서 0.87%포인트로, 신한은행은 1.04%포인트에서 1.07%포인트로 각각 올렸다.
지난 7월 0.34%포인트인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 평균 가산금리를 지난달 0.94%포인트로 올렸다.
결국 한은이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했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한 셈이다.
가산금리를 대폭 올린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월 3.31%에서 10월 3.56%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7월에 주택담보대출 특판을 실시하면서 금리가 유독 낮게 책정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3.55%에서 3.34%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국민은행(3.60%→ 3.38%), 신한은행(3.62%→ 3.38%), 하나은행(3.57%→ 3.43%) 등은 농협은행이나 외환은행보다 대출금리 하락폭이 컸지만, 그럼에도 기준금리 하락폭(0.5%포인트)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일부 은행은 서민들이 주로 분포한 저신용 계층을 중심으로 가산금리를 부쩍 많이 상승시켰다.
신한은행은 신용 1~3등급 대출자의 가산금리를 1.02%포인트에서 1.04%포인트로 올린 반면, 7~10등급의 가산금리는 1.10%포인트에서 1.29%포인트로 더 많이 올렸다.
우리은행 역시 신용대출 가산금리가 1~3등급은 1.93%포인트에서 1.85%포인트로 인하됐지만, 7~10등급은 5.95%포인트에서 6.15%포인트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은행의 ''돈장사'' 이미지만 굳어지고 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