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호 BC카드 연구소장 "모바일결제는 미래금융"

장석호 BC카드 연구소장이 "편리하고 보안 강한 간편결제는 현재 국내 기술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알리페이가 중국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자리잡았고,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애플페이가 출시됐다. 여기에 연내 일본에서 라인페이 출시가 예정돼 있는 등 간편결제제도는 세계적인 추세가 돼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카카오페이·페이나우·뱅크월렛카카오 등이 출시된 가운데 벤처기업 비바 리퍼블리카의 ''토스'', 옐로페이의 ''모바일 선불카드'' 등 10개 이상의 새로운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가 예정돼 있다.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BC카드 본사에서 만난 장석호 BC카드 연구소장은 "세계적으로 소비자의 조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제방법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은 사실"이라며 "국내에서는 이를 ''간편결제''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만 정식 용어는 ''제로 에폴트 페이먼트(Zero Effort Payment)''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장 소장과의 일문일답.

- 모바일결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모바일환경은 소비자의 라이프사이클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구매의사결정 단계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모바일결제는 곧 미래의 금융이란  등식관계가 성립돼 가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 10개 이상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출시됐거나 출시 예정이다

▲ 결제사업자의 결제솔루션에 대한 활발한 움직임은 소비자의 간편결제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의 필요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인 것이다. 결제시장활성화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일부 전문가 집단은 표준화 없이 진행되는 수많은 간편결제가 혼돈을 유발할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대부분의 간편결제가 외관상 사전에 등록한 카드에 대?결제비밀번호 입력으로 처리되는 유사한 과정을 거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 간편결제 서비스에 활용되는 방법은

▲ 기술적으로는 신용카드정보를 저장하는 방법은 금융사고 가능성이 높아 가상카드를 생성하여 처리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두 방식이 당분간 공존될 것으로 보이나 후자가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신용카드 실물이 배제되는 상황을 촉진할 것이므로 금융회사의 영향력이 감소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금융사의 영향력이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데

▲ 향후 모바일결제는 현재의 모습에서 많은 변화가 있으리라고 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전통적인 전자금융사업자의 역할이 위협받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간편결제를 원하고 있지만 결제 프로세스는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더욱 많은 이해관계자의 유입으로 비용구조가 비대해지는 기현상이 발생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중기적으로 자연스럽게 간소화될 것으로 보는데, PG 또는 VAN의 역할감소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 전자금융사업자는 우수한 기술기반으로 변화하는 시장에 잘 대처하여 왔으므로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찾아 포지셔닝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융회사와 IT사 및 이동통신사 등 업계는 간편결제 관련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 과거 모바일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금융업체는 불편한 관계에 있었다. 이것이 현재 모바일결제 서비스 품질에 반영된 것은 아닌 지 생각한다. 모바일영역은 어떤 특정사업자만 서비스하는 공간이 아니라 모든 산업이 협력할 때 완성도 있는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IT업체는 고객과의 접점이 되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이동통신사는 위치기반서비스(LBS)와 수준 높은 인증서비스를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밸류체인이 조속히 형성되기를 바란다.

- 금융서비스에 도전하는 IT사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 금융서비스는 분명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매력적인 사업이지만 단기간에 진입하여 안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면이 있다. 사업초기에는 鳧똑말玲痼?긴밀한 제휴를 추구할 필요가 있으며 사업의 규모를 확장할 때에도 그들과의 협력을 전제로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현명한 전략으로 보인다.

핵심적인 금융서비스는 사회질서에 해당하는 근간이고, 향후에도 금융회사에 의해 처리·운영될 것이므로 금융회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모바일 금융서비스에 대한 소정의 성과를 자신해 금융회사와의 경쟁을 촉발한다면 IT기업들에도 큰 무리수가 될 수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도 소모적인 일이 될 수 있다.

- 간편하지만 보안이 강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가능할까

▲ 현재 국내 기술로 충분히 가능하다. 과거에는 간편성과 보안성이 서로 다른 축에 위치하여 ''트레이드오프(trade off)''관계에 있었지만 지금은 간편하면서도 안전한 결제가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애플페이''는 지문을 접촉하는 것으로 암호 입력을 대신하고, 휴대폰 분실신고로 결제불능상태로 전환시키는 것을 홍보하는 주요내용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러한 금융보안과 관련한 트랜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간편결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역할은

▲ 정부에서 신규 금융사업자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사업에 도움이 되는 규제개선을 위해 분주히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워낙 사안이 전방위적이어서 한 번에 대응하기 어려운 고충이 있을 것이다. 감독당국의 인력확충과 전문성 제고는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한 장기과제로 보이고, 민관합동협의체를 통해 활발한 업계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

- 과거 지급결제제도 관련 포럼에서 "''금융소비자를 위한 통합 전자금융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 전체적으로 볼 때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를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금융서비스 생태계를 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여러 가지 지엽적인 사안에 매여 실랑이를 벌일 것이 아니라 큰 그림으로 비금융회사와 함께 할 수 있어야 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일본은 10년 동안 비금융회사의 금융서비스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소모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금융회사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프로세싱을 기반으로 다양한 IT 회사의 금융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씰?기자 tru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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