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SC銀, 다채널전략으로 돌파구 만들까?

올해 비대면 채널 강화 선언…아직 효과는 미비

씨티은행, SC은행, 두 외국계 은행이 멀티 채널 전략에 올인하고 있다. 시중은행에 비해 열세한 점포망을 가진 외국계 은행이 다각적 채널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어서 구조조정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실제 시장 환경은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발표한 ''2014년 3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인터넷뱅킹 서비스 개시 이래 최초로 1억명을 돌파했다.

입출금거래의 경우 대면거래가 올해 1분기 11.3%, 2분기 11.2%, 3분기 11.3%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조회서비스 역시 대면거래 비중이 올 9월 기준으로 12.8%였다. 또한 비대면거래 중에서도 조회 편의성이 높은 인터넷뱅킹(78.1%)의 집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 점포 혁신… ''찾아가는 뱅킹'' ''스마트 브랜치''

SC은행은 2011년부터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BDC(Business Development Consultant)라고 불리는 은행 전담 직원이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찾아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 7월부터는 더 업그레이드 해 ''모빌리티플랫폼(MP)''을 통한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재 총 198명의 인력이 모빌리티 플랫폼 활용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해 신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내지갑통장, 마이심플통장 및 예·적금 상품, 돌려드림론, 새희망홀씨대출, 리워드360카드, 리워드플러스카드, 시그마카드, 리워드 11카드 등이며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C은행 관계자는 "MP를 통해 지난달 말까지 약 6500여건의 상품 판매 및 제신고 업무를 처리했고 전자 서류를 이용함으로써 서비스 시작 시점에서 10월 말까지 종이서류 약 4만장 이상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기존 종이 서류의 전자문서화 및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고객정보에 대한 보안강화했고, 실시간 업무 처리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증대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국계 은행은 시중은행보다 1년 일찍 국내에 스마트 브랜치를 처음 선보였다. 씨티은행은 2011년 2월부터 스마트뱅캥 점포를 도입해 현재 2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에서 고객이 직접 모바일, 인터넷, 영업점의 미디어월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은행 외부에 설치되어 뉴스, 날씨, 환율, 금융시장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월''과 영업점 내부에서 고객이 관심있는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마케팅월'', 창구에 물어보지 않고 은행 상품에 대한 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세일즈월'', 창구에서 본인확인이 되면 은행 상품을 가입하거나 계좌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워크벤치''로 구성되어 있다.

워크벤치를 통해서는 국제현금카드 발급, 인터넷뱅킹 가입, 수시입출금 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 실정상 완벽한 의미의 비대면 점포를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실명제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직원이 고객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상통신을 활용한 무인점포나 금융상담 서비스 제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웰스파고의 경우 지점 운영비용 절감과 함께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점포공간의 3분의 1수준인 미니점포를 개설해 창구 없이 ATM, 태블릿 PC 등을 갖추고 필요 시 직원이 상담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 멀티 채널 전략, 필요하지만 구조조정은 불가피

하지만 문제점 역시 있다. 실제 비대면 채널의 강화라는 명목 아래 두 외국계 은행은 지점폐쇄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SC은행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343개 지점 가운데 약 50개를 올해 연말까지 통폐합할 계획이다. 씨티은행 역시 올해 총 190개 지점 가운데 56개를 통합했다. 650명의 희망퇴직도 이미 마친 상황이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작년 말 기준으로 BoA, 씨티은행, 웰스파고, HSBC, RBS 등 글로벌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용절감을 위해 점포망을 각각 16.2%, 54.8%, 37.0%, 14.3% 축소한 상황"이라며 "이는 글로벌 추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멀티 채널 晥ダ?수익 증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는 아직 이른 상태다. 올 한해 두 은행 모두 퇴직금이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씨티은행은 670억원을 기록했고 SC은행은 49억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씨티은행의 경우 희망퇴직 관련 비용을 지불했지만 외환파생관련 이익 증가와 투자상품판매수수료 증가로 실적이 나아졌다. 하지만 SC은행은 특별퇴직금 반영돼 순손실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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