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로찾기 나선 삼성전자 "결국 중국이 답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고스펙을 저렴하게 승부
중국 중산층 성장-B2B와 가전시장에 호재

삼성전자는 최근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삼성전자는 세계최대의 스마트폰 시장 중국에서 1위를 샤오미에게 빼앗겼다. 삼성전자 고성장을 이끌던 스마트폰 사업이 주춤하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저점을 찍었다"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활로를 모색하지 않으면 과거 일본의 소니처럼 쇠퇴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신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서 중국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총생산이 17조6000억 달러로 미국을 2000억달러 앞지르며 세계 1위가 됐다고 밝혔다. IMF는 2019년에는 중국이 미국을 20% 이상 앞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중국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파트너지만 삼성전자가 향후 찾아야 할 활로도 중국에 있음을 주저하지 않는다. 결국 "또 다시 중국"이라는 것이다.

◆ 스마트폰, 스펙은 높게 가격은 저렴하게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시장에 출시될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 A5에 1300만 화소의 카메라모듈을 장착했다. 거기에 알루미늄 합금소재 외관 케이스, OLED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400AP이 탑재된다. 가격은 400~450달러선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탑재된 제품의 준 프리미엄급 사양에 비하면 가격은 매우 경제적인 편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킨 샤오미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좋은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샤오미가 가져간 시장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삼성의 전략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국 가전제품 시장으로도 적극적 진출 필요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텔레비전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지난해에 비해 완화되기는 했지만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 콩가 4개 업체가 시장의 60%를 차지했다. 가정용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등 일반 가전제품 모두 ''차이나'' 일색이었다.

이 자료는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에서도 경쟁력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가 중국 가전제품시장에서는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가전제품시장에서 중국 자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은 아마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일 것"으로 전망했다. 즉 삼성과 LG를 비롯한 외국 가전제품이 중국산 가전제품보다 50~80% 더 비싸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에는 부담감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업체의 가전제품 점유율이 85%에 달했던 것에 반해 올해 점유율은 60% 수준으로 낮아졌다. 또 중국 중산층의 숫자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교보증권의 한 연구원은 "소득수준이 오른 중산층 모두가 삼성전자를 택하지는 않겠지만 가격이 삼성전자를 택하는데 부담을 주었다면 이는 분명 큰 호재"라는 의견을 냈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만든 ''2020 중국소비자를 만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중산층(1인당 가처분 소득 1만6000달러~3만4000달러)은 2020년 4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1억명 수준으로 추산되는 중국 중산층의 숫자를 고려할 때 엄청난 잠재력이 예상된다.

◆ 중국 B2B시장도 성장성 여전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에 새로운 성장동력 중 하나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선정했다. 삼성전자가 강점이 있는 TV와 시스템 에어컨, 상업용 디스플레이, 프린터 등을 기업단위로 판매하는 것도 그 중 일부다. 기업간거래를 통해 삼성전자는 개인이 구매하기 어려운 고가의 제품군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B2B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유럽 17개 해외법인에 B2B 전담팀을 마련했고 인력도 전년대비 2배 가까이 확대해 B2B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국가여행국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에는 모두 1만4000여개의 호텔이 있고 그 중 3성급 이하의 호텔이 1만개에 달한다. 또 중국정부가 발간한 ''전국민용공瑠蝸“宛?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에는 190개의 공항이 있고 2020년까지 공항을 244개로 확장이 예정돼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은 현재 호텔과 공항을 의욕적으로 확대 및 개선하고 있다. 새로 들어서거나 리모델링을 시도하는 호텔, 공항은 B2B 수요가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중국은 호텔과 공항을 국제적인 수준에 맞는 선진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B2B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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