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장 하루 '1000만원' 벌어

4개 금융지주 회장, 올 상반기 평균 16억 받아
사외이사, 회의 한 번에 500만원 넘게 받아

올해 금융지주회장의 연간 총수입이 최대 30억원을 넘고, 하루 평균 수입이 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들도 회의 한 번에 500만원 넘게 연봉을 받는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한국씨티 등 4개 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 평균 16억원을 받았다.

이는 기본·성과급과 3년 뒤 지급받는 성과연동주식(반기말 주가 적용)을 합친 금액이다.

최근 해임된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은 상반기에 기본·성과급으로 6억원을, 성과연동주식으로 4억1000만원을 받았다

신한금융의 한동우 회장과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은 임 전 회장보다 보수가 더 많았다.

한 회장은 17억1000만원, 김 회장은 12억9000만원을 받았다.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시티은행장은 상반기에 23억8000만원을 벌었다.

다만 하 회장은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어 금융지주 회장으로의 연봉은 2억3500만원이라고 은행 측은 전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보수는 상반기 전체일수인 181일로 나눠도 880만원에 이른다.

사외이사들도 회장 못지 않게 많이 받고 있어 보수의 적정성 논란에 자주 오르내린다.

KB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연간 1억원 넘게 받았다.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KB금융 1억1500만원, 씨티 1억700만원, 하나 6100만원, 신한 5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한(9회), 하나(11회), KB(20회) 등 금융지주사들의 이사회가 한해 9~20회인 가운데, 사외이사들은 회의 한번 참석에 500만~600만원씩을 받는 셈이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이처럼 고액 연봉을 받음에도 실제 경영 성과가 부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씨티은행은 수익성 악화로 올해 들어 전 직원의 15%를 희망퇴직시키고 56개 점포를 감축했다. 이 여파로 2분기에 74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이 9930억원으로 지난 2012년(1조7292억원) 대비 거의 반토막 수준에 불과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KB 사태 등 사외이사들이 고액 연봉을 받고 막강한 권한을 누리면서도 정작 책임은 지지 않는 것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기준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은 "앞으로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법률 제·개정 작업에서 금융지주사 회장과 함께 사외이사 개혁을 최우선 순위로 놓겠다"고 말했다.

황은미 기자 hemke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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