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한진 KTB수석위원 "韓銀 기준금리 내릴 것"

'불황형 흑자'…8월 금통위 금리 0.25%p↓ 예상
코스피 박스권 '탈출'…최대 2200~2250선 전망
코스닥도 3분기 570선 내외…4분기 600선 돌파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김 수석연구위원은 6일 ‘국내외 경기동향 및 증시전망’을 주제로 본지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KTB투자증권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오는 14일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현재 코스피 지수 상승 국면을 박스권 ‘탈출’로 평가하면서 연내에 최대 2200~225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 지수도 올해 3분기 570선 내외를 보이다 4분기에는 6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6일 ‘국내외 경기동향 및 증시전망’을 주제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목요일인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증권회사 1곳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권사가 채권시장에 금리인하를 반영한 상태”라며 “인하 폭을 50bp(0.5%p)까지 보는 견해도 있으나 이는 소수이고 한은의 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인하율은 25bp(0.25%p)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한은이 금리를 연달아 내린 경우가 극히 드물어 8월 금리인하 이후에 연내에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은이 1~2개월 정도 반응을 더 살펴보고 난 뒤 추가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시장의 10월 이후 추가 인하 기대감을 염두에 둔 지적으로, 실제로 시장에는 벌써부터 8월 금리인하 후 10월 추가인하설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 코스피, 3분기 2150·4분기 2200선 돌파…최고치 2200~2250p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코스피 지수가 올해 3분기에는 2150선 정도로 2100포인트 돌파가 예상된다”면서 “4분기는 2200선을 돌파하고 연말까지 올해 한 해 최고치는 2200~2250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200포인트를 과연 넘어설 지 의구심이 든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동안 2000선 내외의 등락을 보였던 코스피 지수의 10% 정도 수준의 상승전망이어서 무리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증시의 저평가된 주가수익비율(PER)과 2배 수준의 선진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감안할 때 우리증시의 PBR은 1배가 채 안 돼 선진국 대비 50% 수준의 저평가가 이뤄진 상태여서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기관의 주식 비중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은 14.9%로 15%에 달했으나, 이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올해 그 비중은 4.8%까지 축소됐다.

지난 6년간 펀드 환매 물량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이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5.7%나 2007년의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이 많이 가벼워져 있어 국내 증시로 매수세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며 “오는 14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이와 맞물려 예금에서 얻을 수익률이 떨어지는 까닭에 상대적으로 주식에서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져 펀드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한국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해 세계경기의 회복세에 힘입어 최소한 중립 이상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연말 배당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심리적 저항선인 2100선을 넘어선 2200선 안팎까지 치고 올라갈 것”이라며 “특히 지수가 2100선에 도달하더라도 펀드 순매수가 나타날 것이며 2200선 타진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자료=KTB투자증권
◆ 코스닥, 4분기 美나스닥 회복세에 동조…600선 돌파 예상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코스닥 지수는 올 3분기 직전 고점인 570선 내외를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4분기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의 회복세에 동조해 600선 돌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코스피도 그렇고 코스닥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판단하지만, 종목별로 순환매수가 일어나며 급등도 급락도 아닌 안정적인 상승 추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가 바닥을 쳤다고 인식되는 종목에 매수가 일어나 오르고 어느 정도 오르면 팔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는 순환매수로 전반적으로 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김 수석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코스닥 시장에서 정보통신기술(IT) 비중이 상당히 높아 휴대폰 관련주들에 대한 실적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닥 지수가 상당히 빠졌다”면서 “시장의 움직임이 소외된 대형주에 쏠리면서 코스피를 중심으로 한 거래소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나스닥 지수가 주춤하면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것도 코스닥 지수 하락에 한 몫을 했지만, 나스닥 지수는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어 올 여름을 지나면서 미국에서 금리 인상 얘기가 구체화되면 성장주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되면 시장에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나스닥 지수가 상승했다”며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기자회견이 예정돼있어 이때 연준이 첫 금리인상 시점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시기를 당초 내년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앞당기겠다고 조기 금리인상 카드를 꺼낸 만큼, 시장은 현재 미국이 내년 4월경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비해 나스닥 지수의 강세를 점치며 우리 코스닥 시장도 이에 동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 1020~1040선…원·100엔 환율 990~102원선

김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한해 우리경제의 최대화두인 환율에 대해 “원·달러 환율은 1020~1040선으로, 원·100엔 환율은 990~102원선으로 각각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의 원화 강세는 경상수지 흑자에 원인이 있지만 ‘불황형 흑자’여서 흑자규모가 앞으로도 계속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는 힘들어 조만간 원화 강세 기조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절하 폭이 더 커지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현재 수출 증가율에 비해 수입 증가율이 매우 완만해 수출이 늘어나는 만큼 수입이 늘고 있지는 않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는 생각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물론 미 달러화는 기준금리 인상 초기에 강세를 보이겠으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달러 초강세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원화 약세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1100원 이상의 약세로는 가지 않을 것이며, 1050원선을 뚫지도 못할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1분기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3% 성장할 것이라는 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이고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전망도 미(美) 연준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미 수출이 중요한 우리나라로서는 한국의 수출경기가 1분기 저점에서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면서 “우리 수출이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내수침체가 온 것이 사실이나 하반기 들어 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이연된 소비가 나타날 것으로 보여 내수도 살아날 것”이라며 하반기 한국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주요약력]
▲ 경제학 박사 ▲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 삼성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 ▲ 피데스투자자문 리서치본부장 ▲ 피데스증권(현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 ▲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