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판교가 주는 메시지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인터뷰
판교 기업과 소통해 차별화 이끌겠다
상품가격, 소비자 지갑에서 나온다…미래 소비자는 중국인


"와서 보니 잘했다 싶어요. 서울이든 남극이든 기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는 할 수 있어요. 하지만 판교는 좀 더 먼 관점에서 상상을 재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을 갖고 있어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55)은 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본사를 찾은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며 신사옥에 입성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가치 투자'의 대가 강방천 회장의 판교 입성은 오랜 소망이었다.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시절 사옥을 제주도로 옮기려고 했다가 교육·위치적 면에서 한계를 느껴 포기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부지는 아직 공터로 남아있다.

강 회장은 "에셋플러스 투자 철학은 재무제표 같은 기본적 이해로부터 시작해 풍부한 상상력과 해석을 통해 차별화된 기업의 온전한 가치를 찾는 것"이라며 "한국을 먹여 살릴 역동적인 기업이 많은 판교에서는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체험적으로 이해하고 통합적인 사고를 거쳐 미래의 구도를 읽어낼 수 있는 환경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며 판교에 입성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NHN엔터테인먼트, 넥슨, 카카오톡, 안랩 등 유망 기업들이 본사에 근접한 이점을 활용해 이곳의 젊은 기업과 미래산업에 대해 소통하고, 에셋플러스의 투자 지혜를 나누겠다는 의지다.

실제 운용 매니저는 일주일에 2~3번가량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기업 탐방을 통해 활발한 교류를 해나가고 있다.

또한 이 지역 상장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끼리 모여 만든 '1조 클럽' 모임에도 참석해 이들과의 교류도 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이처럼 시장에서 검증되고 미래의 환경과 결부된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 원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다.

5월부터 중국 복단대 최고경영자(CEO) 과정을 들을 예정인 그는 "수업차 한 달에 한 번 중국을 방문하면서 시장 조사도 즐겁게 할 계획"이라며 "전자공시시스템의 팩트도 필요하지만, 삶 속에서 가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마트를 가면 이 상품이 왜 존재하고, 잘 팔릴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기업을 찾아내요. 상품가격은 가치에 의해서 나오는데 결국 가격은 소비자의 지갑에서 비롯되는 것이거든요."

기업 재무제표의 숫자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가짜일 수도 있지만, 숫자를 삶과 시장을 통해 질(Quality)이라는 잣대로 해석한다면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 소비 수혜 기업, 모바일 생태계를 활용한 미국의 혁신 기업, 전기차·셰일가스 등 친환경 에너지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래의 소비자는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중국인일 것"이라며 "단순히 중국에만 관심이 있다기보다, 이제 세계의 생산국가에서 소비국가로 넘어간 중국에서 미래의 가치가 나올 것이기에 상당기간 동안 이들의 대안은 없을 것"라고 설명했다.

한국 주식시장은 2000선에 안착하지 못한 채 고전하는 가운데 올해 박스권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강 회장은 "수많은 혁신기업을 통해 가치가 만들어지는데 한국 시장에서 이런 기업이 충분하지 않아 주식시장은 안 좋을 것"이라며 "기업의 이익이 늘려면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엄청난 이익이 유지돼야 하는데 그들의 이익도 정점에 이르렀다"고 날카롭게 꼬집었다.

또한 침체를 겪고 있는 펀드시장의 바람직한 변화 방향도 그려냈다.

그는 "뜬다고 하면 물펀드, 와인펀드 등 테마형 펀드가 운용사를 통해 양산되고, 판매사들은 인기 있는 펀드만 보여주는 과정이 반복되어 왔지만,이제 투자자들은 인기 있는 펀드가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됐다"며 "운용사는 좋은 펀드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정성스럽게 운용해야 하며, 판매사는 인기 있는 펀드보다 좋은 펀드에 대한 철학과 투자전략을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해줘야 하고, 투자자들은 발품을 팔아 자신과 맞는 운용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소수펀드와 고객과의 소통 원칙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코리아리치투게더', '글로벌리치투게더', '차이나리치투게더', '해피드림투게더' 등 4개의 공모펀드만 운용 중이며, 운용사 중 유일하게 자사의 펀드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그는 "4개 펀드에 온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 펀드는 어려운 상품이기에 목표가 같은 사람끼리 만나야 하고, 펀드 운용자의 철학과 상품에 대해 이해하지 않으면 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아래 직접판매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고객과의 끈끈한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방천 회장 약력] 1960년 9월 23일 전남 신안군 암태도 출생   1979년 목포고   1987년 한국외대 경영정보학과  1987 SK증권입사   1989 쌍용투자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1994 동부증권 주식부 펀드매니저   1995 이강파이낸셜서비스 전무이사   1999-2008 에셋플러스투자자문 대표이사(회장) 2008-현재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황은미 세계파이낸스 기자 hemked@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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