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활에서 배우는 주식가치 평가방법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부 최용호 연구위원

설레이는 마음으로 커피숍에 한 여자가 앉아 있습니다. 맞선을 보러 나온 분인데,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될 지 자못 궁금해하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편에서 한 남자가 걸어옵니다. 순간 이 여자분의 마음속에는 그 남자에 대한 대충의 평가가 순간적으로 내려집니다. 그건 남자도 마찬가지겠지요. 이후 둘은 서로 앉아 이 얘기 저 얘기하면서 서로를 알아 나갑니다.

그 이후 서로는 헤어지면서 마음속으로 다짐을 합니다. ‘내가 다신 만나나 봐라’ 내지는 ‘참 좋은 사람이네 계속 만나봐야겠어’ 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떤 대상을 만나게 될 때 평가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은 위험과 높은 만족감을 얻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은 어떨까요?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전부터 하나의 자산을 평가하는 데에는 두 가지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수익과 위험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어디에다 투자할까 고민한다면 당연히 이 두 가지 모두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서로 상충되기도 합니다. 수익이 높으면 위험이 높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수익이 높은데 위험이 낮으면 거기에는 이내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고 팔게 되고 결국 서로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수익과 위험에 대해 좀 더 얘기해 볼까요? 수익은 무엇일까요?

투자자가 얻고자 하는 수익을 우리는 보통 기대수익이라고 말합니다. 내가 이 정도는 얻을 수 있어야 되거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즉,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말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기대한다는 것은 평균이란 개념에서 이해할 수 있고, 기대수익이라고 하는 것은 평균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위험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정의상 위험을 불확실한 미래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의 변동 가능성을 위험이라고 얘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바로 변동성입니다. 우리는 위험을 흔히 손해보는 것으로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은 이러한 수익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것을 말합니다. 즉, 변동성이 낮으면 위험도 낮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위에서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가장 큰 개념인 수익과 위험의 개념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는 주식을 선택하여야 하는데 어떤 주식이 좋고 나쁠까요? 그것을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평가(Valuation)를 우리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서 말합니다. 바로 절대가치 평가방법과 상대가치 평가방법입니다.

앞서 커피숍에서 만난 두 남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앞에 있는 상대방(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이 정말 아름다운 여성인 것입니다. 이 남성은 앞의 여성을 바라보며, ‘아 이런 여자가 바로 옛날의 황진이요 클레오파트라의 얼굴이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얘기하는 것도 너무 너무 아름다운 말만 하는 것을 보고 남자는 이내 이 여자가 내 여자라고 확정하게 됩니다. 이제 이 남성에게 있어서 다른 여성은 눈에 들어 오질 않습니다. 이 여자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러한 방법을 우리는 절대가치 평가방법이라고 합니다.

몇 가지 나름의 잣대를 가지고 이것으로 평가하는 것이지요. 이 잣대는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즉, 황진이, 클레오파트라가 누군지 모르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앞에 앉아 있는 여자분을 이미 이 남자는 동일시해 하며 대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의 예는 이 남성이 지난 달에 만난 여성과 마음속으로 비교하는 겁니다.  ‘아! 전에 여자보다 정말 더 멋있구나…그래 이 여자야’라고 결정짓습니다. 더 아름다운 여자가 있더라도 본인은 여기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선택합니다.

주식시장으로 돌아와 볼까요? 주식시장에서 얘기하는 절대가치 방법과 상대가치 방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망하지 않는다고 가정한 한 기업이 배당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줄 수 있을지, 현금을 얼마나 벌어들일 수 있는지를 향후 몇 년간의 예측을 해보고 이를 적절한 할인율로 현재의 가치로 할인해 봅니다.

이렇게 계산된 가치와 현재의 주식 가치와 비교해 볼 때 현재의 주가가 싸다면 이런 기업은 저평가되어 있다고 얘기하고 사고 파는 형태를 취하며, 주가는 적정한 가격을 찾아 가게 됩니다. 이를 우리는 절대가치평가방법이라고 말하고, 대표적인 것이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의 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DCF, RIM, 미래의 얻게 되는 배당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DDM 등의 모델명으로 얘기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상대가치 평가방법은 어떨까요? 애널리스트들이 각각의 기업을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빵을 만드는 회사 A가 있는데 이 회사의 올해의 수익을 추정해 보고 이를 주식수로 나눴더니 100원이라는 주당순이익이 계산되었습니다. 그런데 경쟁사인 B사를 봤더니 주당순이익이 50원 나오는 겁니다. 업계 전체적으로 봤더니 평균 주당순이익이 30원 밖에 나오질 않는 겁니다. 기업들의 순이익이 서로 다르지만 그렇다고 A란 기업을 살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가가 지금 매우 비쌀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의 주가와 기업이 벌어들이는 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이른바 주당순이익을 비교함으로써 상대가치들을 비교해 보고자 했지요. 이를 우리는 상대가치 평가방법의 대부격인 PER(Price Earning Ratio)이라고 부릅니다. 즉, A기업의 PER이 5배, B기업은 10배, 그리고 제빵산업 전체는 10배라고 말한다면 A기업은 B기업보다, 그리고 산업의 평균보다도 저평가 되어 있다(싸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수익가치를 보는 PER이외에도 자산가치를 가지고 보는 PBR, 매출액 가치를 보는 PSR등등 다양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세상은 실제로 절대가치보다 상대가치방법을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을 선택하는 기준을 세우는데 있어서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에도 더 편리하게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싸다고 얘기할 때 그것은 절대적으로 쌀 수도 있지만 다른 주식과 비교할 때 쌀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싸다라는 것에 그 이해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렇게 큰 두 가지의 잣대로 기업을 평가하여 현재의 주가수준에서 매수할 지 아니면 매도해야 할 지를 안내해 줍니다. 우리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논리를 보면 아주 단순한 것이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기고자 :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부 최용호 연구위원]


박일경 세계파이낸스 기자 ikpark@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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