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보안 취약 ‘심각’…불안에 떠는 소비자들

안드로이드마켓 피싱 앱 등장

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앱. 알 수 없는 소스를 체크하란 문구가 뜬다.
모바일뱅킹 등록자 수가 3000만명에 육박하는 등 스마트폰의 유행과 함께 그에 기반한 모바일뱅킹도 점점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취약한 보안에 대한 의구심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면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단순조회에 그치고 실질이용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등 벽에 막힌 분위기다.

특히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는 이미 피싱 앱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은행의 적극적인 보안 강화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뱅킹 등록 고객수는 2807만명으로, 전분기말(2397만명) 대비 17.1%나 급증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뱅킹 이용건수와 금액도 각각 1868만건 및 1조2245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모바일뱅킹 이용자의 90.7%는 단순조회에만 그쳐서 이체와 송금 등 다양한 이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금융자산 5억 원 초과 자산가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13.3%에 그치는 등 돈이 많을수록 모바일뱅킹을 꺼려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모바일뱅의 취약한 보안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탓이다.

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앱을 다운로드받은 A씨는 “알 수 없는 소스를 체크하고, 파일을 받으란 문구가 떴다”며 “은행 앱의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데, 피싱 앱인지도 모르는 파일을 어떻게 함부로 받을 수 있느냐”고 불안감을 토했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 앱도 대부분 “알 수 없는 소스를 체크하라”란 문구가 뜬다고 한다.

실제로 안드로이드마켓에는 이미 피싱 앱 다수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모바일뱅킹 대상 악성 앱이 여럿 발견됐으며, 공인인증서 탈취기능까지 지니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마켓에서는 아무나 앱을 만들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이 안 된 앱이 마구잡이로 올라온다”며 “개중에는 과거 인터넷뱅킹을 사칭한 피싱사이트 범람처럼 ‘보안강화 서비스’를 ‘낚시 문구’로 내세우는 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량 피싱 사태’ 이후 은행들이 인터넷뱅킹에는 꽤 보안을 강화하고, 경고 문구도 여럿 삽입했지만, 모바일뱅킹은 아직 이런 면이 크게 부족하다”며 “고객을 지키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은행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은 속도가 생명인데, 너무 많은 경고를 삽입하면 고객들이 기피할 위험이 있다”며 나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보안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이미 모바일뱅킹의 실질이용률은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어떤 식으로든 은행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11년 말 95.40%였던 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실질이용률은 올해 5월말 현재 86.10%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도 92.80%에서 77.2%로, 외환은행은 93%에서 69.24%로 크게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기준 모바일뱅킹 실질이용률이 76%, 신한은행은 71%에 머물고 있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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