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건수 1·2등 다투는 SC·씨티銀…소비자보호 부실

증가율도 가장 높아…씨티銀 36% 급증

 

KB·우리·신한·하나·외환·NH·기업·SC·씨티은행 등 9개 주요 은행 가운데 외국계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의 민원 건수가 유난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두 은행은 민원 증가율도 가장 높아 “소비자 보호에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금융민원은 총 9만5000건으로 전년(8만5000건) 대비 11.9%(1만건) 증가했다. 이중 은행과 비은행부문이 4만3000건으로 전년보다 7.0%(2800건) 늘었다.

은행별로는 SC은행과 씨티은행의 민원 건수가 유독 많았다.

씨티은행은 10만명당 민원 건수가 12.4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SC은행이 11.6건으로 바로 그 뒤를 이었다. 10.1건의 우리은행이 3번째에 위치했고, 다른 은행들은 모두 한 자리수를 기록했다.

민원 건수가 가장 적은 곳은 5.7건의 신한은행과 6.4건의 기업은행이었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여타 은행들이 카드사를 분사해둔 것과 달리 우리는 카드사업부가 은행 내에 있다 보니 민원 발생률이 높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올해 우리카드를 분사했으므로 2013년 10만건당 민원 건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민원 증가율도 매우 높다는 점이 외국계 은행의 변을 무색케 한다.

씨티은행의 민원은 전년 대비 36.3%나 급증했으며, SC은행도 27.5% 늘어 민원 증가율에서도 두 은행이 1위와 2위를 다퉜다. 우리은행의 민원 증가율은 14.8%를 기록했다.

기업은행(-3.0%), 농협은행(-2.0%), 신한은행(-1.7%)은 민원이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은행과 달리 외국계 은행들은 본사 입장에서 볼 때 작은 지사에 불과하다”며 “그러다보니 한국에서의 이미지 등의 관리나 소비자보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 본사로 송금하는데 주력시키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올해 초에도 본사에 대한 고배당 때문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지난해 전체 민원 건수는 국민은행이 244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농협은행(1912건)과 우리은행(1879건)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국민은행이 2758만 고객(지난해말 기준)을 상대하는 국내 최대 은행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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