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임원 10명 중 5명 자회사 임원 겸직

우리금융 겸직비율 가장 높아…77.8%

주요 금융지주회사 임원 10명 중 5명이 계열 자회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우리.KB.하나.신한 등 4대 금융지주의 총 임원 52명(사외이사 제외) 가운데 28명(53.8%)이 자회사 임원을 겸직했다.

임원겸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금융지주로 9명의 임원 중 이팔성 회장, 김양진 전무, 정현진 전무, 조성국 상무, 김홍달 상무 등 7명이 자회사 임원을 겸해 겸직비율 77.8%에 달했다.

이어 신한금융지주 임원 10명 중 최범수 부사장, 소재광 부사장, 민정기 부사장, 오세일 부사장, 이동환 부사장보 등 7명이 자회사 임원을 겸해 겸직비율 70%로 그 뒤를 이었다. 

KB금융지주는 14명의 임원 가운데 민병덕 비상임이사, 박동창 부사장, 윤종규 부사장, 이동철 상무 등 6명(42.9%)이 겸직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임원 19명 중에서는 김종준 부회장, 윤용로 부회장, 임창섭 부회장, 최흥식 사장, 조봉한 부사장, 조기욱 부사장 등 8명(42.1%)이 자회사 임원을 겸했다.

윤종규 KB금융 부사장(CFO)은 국민은행, 국민카드, KB투자증권, KB부동산신탁 등 4개 자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겸직 수가 제일 많았다.

신한금융의 소재광 부사장, 민정기 부사장, 이동환 부사장보, 임보혁 상무 등은 각각 3개 자회사의 사외이사와 비상근이사를 겸직했다.

금융지주회사법 제 39조 2항은 계열사간 업무중복과 과다한 경쟁 유발을 방지하고, 특정 임원이 자회사의 모든 특정 업무기능을 일괄 관장토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주사 임원의 자회사 임원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법상 겸직 취지를 살린 사례는 얼마 안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지주사 업무와 겸직중인 자회사 업무가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겸직 인원은 28명 가운데 총 7명(2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부자’끼리 과도한 겸직은 의사결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치고 개별 자회사의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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