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경도 없다..온라인 쇼핑의 무한 경쟁

[정희원 기자] 이커머스 시장의 무한경쟁으로 ‘쇼핑 국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해외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에 맞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형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세계 최대 온라인 마켓 아마존이 31일 11번가와 함께 국내 상륙을 마치며 ‘해외직구 무한경쟁’에 화력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반대로 국내 업계 1, 2위인 네이버와 쿠팡 등은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바야흐로 전세계 온라인 쇼핑 업체의 무한 경쟁 속에 국경까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직구에 2조5337억원이 쓰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국내의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해외직구 거래액은 매년 상승세다. 2018년 2조9717억원, 2019년 3조636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는 4조1094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은 지난해보다 1.5배 더 커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절반 수준을 훌쩍 넘는 2조5337억원이 해외직구에 쓰인 것으로 분석됐다.

 

해외직구 쇼핑은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제품이나, 현지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수요가 높다. 하지만 배송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언어 장벽이 존재해 세세한 문의와 제품 교환·환불 등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아마존이 11번가에 입점한 것은 큰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31일 첫 선을 보인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론칭과 동시에 ‘소비자 편의’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지난 25일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존 11번가 구매경험 그대로 글로벌 스토어를 접하는 형태를 선보이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11번가와 아마존이 손잡고 31일 선보인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실제로 11번가 홈페이지에서는 수천만개 이상의 아마존 미국 상품을 11번가 사이트에서 한글로 검색해 주문하고 배송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해외 환불, 교환 등이 용이하도록 전담 고객센터도 마련했다. 이후 아마존의 투자와 협력을 바탕으로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포부다.

 

반대로 한국 업체들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인 네이버는 하반기 일본 진출을 검토중이고, 2위 쿠팡은 이미 일본과 대만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하면서 끊임없이 확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온라인 시장이 너무 치열하다보니, 해외 고객으로 눈을 돌리면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자리잡게 된 것이다.

 

아울러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해외 진출 플랫폼과 함께 해외 물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직구 시스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해 초 전자상거래 해외 직구 물품의 신속·정확한 통관을 위해 관세청과 ‘해외 상품정보 제공 업무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베이코리아 역시 G마켓 옥션을 통해 구입 3일 만에 출고되는 ‘빠른직구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 덕분에 지난해 G마켓과 옥션의 해외직구 주요 품목 매출이 48%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이 최근에 단기간에 많이 성장했는데 이제 제2의 국면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이런 경쟁 구도 내에서 앞으로 경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해외쇼핑에 대한 수요 증가, 직구 품목의 다양화로 올해도 해외직구 시장이 큰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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