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년 전통' 로이즈(Lloyd’s), 혁신의 디지털날개 편다

출처=Lloyd’s
세계 최대의 보험업자협회인 런던로이즈(로이즈: Lloyd’s of London)가 설립된 지 330년 만에 환골탈태와 같은 큰 변화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혁신의 골자는 전면적인 디지털화와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를 겨냥한 신(新)세계화전략으로 요약된다.

2일 보험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로이즈의 잉가 빌 최고경영자(CEO)는 로이즈의 업무전반을 디지털화한다는 방침을 확정, 내년 말까지 보험과 관련한 모든 협상과정에서 종이서류를 전면적으로 없앤다고 밝혔다.

보험회사들의 연합체인 로이즈는 매일 수천 명의 중개인들이 계약을 협상하는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상업보험시장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 만큼 종이 없는 거래는 로이즈의 위상만큼이나 세계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로이즈는 이와 함께 디지털을 보험업 전반에 적용시키는 부분에도 초점을 맞추고 아예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공동으로 로이즈랩이라는 연구소를 출범시켰다.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하는 이 연구소는 인슈어테크분야, 그 중에서도 스타업 기업과 기업가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참여하는 기업들은 이 연구소에서 관련기술이나 제품 또는 솔루션을 시험할 수 있고 로이즈와 보스턴컨설팅의 멘토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전통을 고수해오던 로이즈가 이처럼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그로 인한 변화가 엄청나게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로이즈로 대표되는 재보험시장은 일종의 거대펀드인 재보험업업자들이 리스크가 있는 보험상품을 원수보험사로부터 인수받아 보유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구조였다"면서 "만약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전된다면 재보험업과 원수보험업의 차이가 사라질 수도 있어 보험판매 채널에서 엄청난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서는 각종 법령과 시행령 등 여러 규제에 막혀있기는 하지만 저렴하면서도 맞춤형 보험상품을 찾는 글로벌 트렌드를 곧 다가올 미래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로이즈는 기존의 사업이 미국 등 서방지역 위주로 포진됐었다면서 앞으로 중국과 인도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대폭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카사블랑카를 거점으로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는 아프리카지역 보험시장도 겨냥한다는 전략도 추진할 계획이다.

임정빈 선임기자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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