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속 2030 보험영업인 모집 붐… 억대연봉 아닌 현실 봐야

보험사 대량유입 대량탈락 아닌 옥석 고르기식 리크루팅 필요


2030 청년 보험 영업조직 모집 붐이 일고 있다. 장기 불황과 보험사 영업  인력난, 청년 취업난이 낳은 결과물이다. 

구직자들은 대체로 보험 영업을 통해 일한 만큼 큰 수익을 가져간다는 점에 매료된다. 하지만 억대연봉을 버는 화려한 성공 사례는 극히 소수일뿐, 월 100만원 수입을 겨우 얻는 이가 훨씬 더 많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제대로 일할 영업인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과 시스템을 가져야 한다"면서 "대량유입과 대량탈락식 소모성 리크루팅은 보험 산업에 흠집만 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구직자 역시 보험왕의 억대연봉만 보고 영업일을 선택하지 않도록 직업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보험사의 젊은 2030 영업조직과 파격 조건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주요 보험사들이 2030 청년 영업인 리크루팅에 나서고 있다. 

2030 청년 영업 조직은 지난 2008년 삼성생명이 처음으로 시도했는데 20대 대졸인력을 중심으로 한 삼성생명 '유니브 사업단'을 말한다. 여기에 소속된 SFP(Special Financial Planner)들은 평균 27세가량으로 1000여명 수준이다. 취업을 준비하다 일에 뛰어든 졸업예정자들도 있다. 

삼성화재도 비슷한 조직을 올해 신설한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20대 대졸 컨설팅 영업 조직인 SRA(Samsung Risk Advisor)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SRA는 모바일 영업활동을 주력으로 하는 젋은 보험설계 영업조직이다. 이달내 1차로 6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이들은 1년 동안 보장·은퇴설계, 세테크, 투자 등 금융 전반에 걸친 전문 컨설팅 교육을 받게 되고 정규직 전환 기회도 얻게 된다. 

현대라이프는 대졸자와 대졸예정자로 채워진 영업채널 YGP(Young Generation Planner)를 구축한 상태이다. 한화생명도 대학생 및 졸업자들을 대상을 HFA(Hanwha Financial Advisor)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PCA생명도 매년 정기적으로 대학 졸업자와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영업인 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HiPA(Hyundae Insurance Professional Agency)라는 젊은 조직을 운영 중이다.

KDB생명은 현재 'KDB산은금융 2013상반기 공개채용'에서 20~30대 '금융컨설턴트(MFC:Meister Financial Consultant)'의 지원을 무기한받고 있다. 이 공고에서 KDB생명은 월 200만원의 교육비와 3개월간 영업지원비 100만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AIA생명도 역시 보험영업 경력이 전혀 없는 젊은 인력을 채용해 고소득 설계사로 육성하는 '넥스트AIA'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AIA생명은 우선 파격적인 조건들을 내걸고 있는데 정착보조금으로 직전 월평균 소득의 110%를 최대 24개월간 지급한다. 여기에 개인 영업실적에 따라 다양한 성과급도 추가로 제공한다. 이외 보험사 본사 차원이 아닌 개별  지점이나 영업단에서 별도의 영업인 구직 공고를 내 젊은 영업 인력을 뽑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 정부 좋은 일자리 정책 속 보험사는 신중히 인력 뽑아야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정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가 '대량유입 대량탈락'식 영업인 리쿠르팅이 아닌 신중한 인력 발탁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보험설계사 1년 평균 영업생존률(정착률)은 생명보험사 34%, 손해보험사 46%로 절반 넘는 설계사들이 1년내 보험사를 떠나는 실정이다. 이중 영업을 거의 하지 않는 설계사를 제외하면 더 낮은 수치가 된다. 해마다 대량유입 대량탈락식 영업인 모집은 반복되고 있는데 최근 2030청년들까지 영입 대상이 된 것이다.

보험설계사는 공개채용자도 정규직도, 비정규직도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의 계약·위촉직이다. 보험사가 끝까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프리랜서'이지만, 보험사 전속 설계사 대부분이 보험사 내부 교육과 지침을 받는다. 

설계사 수입도 영업을 한 만큼 수당을 받아가는 구조로 일정 약속한 실적이 없거나 2년 이내 실효·해지되는 계약에 따라 수당과 영업지원금, 정착보조금 등을 다시 회사에 돌려줘야 한다. 정확한 보험·재무 지식으로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영업을 해야 완전한 계약이 성사되기 때문에 원하는 수준의 연봉을 받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청년 구직자들은 취업난과 단순히 억대연봉만을 보고 보험 영업일 혹은 재무관리사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나에게 맞는 일인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보험 계약율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온라인 채널 활성화 등에 따라 전통적인 보험 모집 채널이 상대적으로 역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억대연봉을 과대포장하거나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청년 실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면 문제가 될 소지는 분명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당국 관계자는 "보험사가 청년 영업인을 영입해 젊은 인력을 육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옥석을 가려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키워 나가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남희 세계파이낸스 기자 nina1980@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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