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 신용카드 700만장 줄었다

휴면카드 비중도 26%→20%대로 낮아져

감독당국 지도 및 해지절차 간소화 결과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 신용카드가 지난해 말에 비해 700만 장 가량 줄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대대적인 휴면카드 정리 지도에 나선 데다 금융감독원의 압박에 카드사들이 카드 해지 절차를 간소화한 데 따른 결과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휴면 신용카드는 2382만 장으로 집계됐다. 1년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는 지난해 9월말 현재 3218만 장을 기록한 후 지난해 말 3111만 장으로 소폭 감소하다 올해 3월에는 2329만 장까지 급감했다.

전체 신용카드에서 휴면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축소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휴면카드의 비중은 25.5%~27.4% 사이를 유지해 왔다. 올해엔 꾸준히 20%~21%사이를 기록하고 있어 휴면카드의 비중이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 쓰는 신용카드를 해지하라고 지도에 나선 데다 카드사들도 카드 해지 절차를 간단하게 바꾼 결과 휴면카드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휴면카드를 정리하라고 카드사들을 압박했다.

지난해 말 금감원은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카드 발급에 따른 비용 낭비를 막고 카드사고 위험에 따른 회원 및 카드사의 손실을 막아야 한다며 휴면카드 정리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카드사의 외형 확장을 억제해 추후 발생할지 모르는 부실을 막기 위한 의도도 컸다.

금감원은 올해 1분기를 '휴면 신용카드 특별 정리기간'으로 정하고 카드사 자율적으로 휴면카드를 정리토록 지도했다. 휴면카드 비율이 높은 카드사는 무리한 카드발급 가능성이 큰 회사로 간주, 카드발급 실태 등을 중점 점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별로 자사 및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 휴면카드 해지절차 및 휴면카드 현황에 대해 상시 공시하도록 했다. 또 금감원 검사 시, 카드사들이 휴면카드 관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 지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선 휴면카드 해지 지도와 관련, 금융 당국이 평소에 제대로 관리했어야 한다며 쓴소리를 날렸지만, 감독당국은 올해 10월 현재 휴면카드 수를 지난해 대비 2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신용카드사들이 휴면카드 해지 절차를 개선한 것도 휴면카드 축소에 한몫했다.

연체가 없을 경우 인터넷을 통해서도 해지가 가능하고 ARS나 영업점 방문시 해지 절차도 간소화됐다. 카드사의 부당한 카드해지 지연행위도 줄었다. 콜센터 직원에게 카드를 해지 의사를 밝히면 쉽게 해지할 수 있다. 감독당국이 부당한 신용카드 해지 지연행위에 대해 제재를 강화키로 했기 때문이다.

단국대 신용카드학과 이보우 겸임교수는 "기본적으로 (휴면카드 해지 문제는) 정부 개입보다 시장자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지만, 이미 휴면카드를 줄여나가기로 결정한 이상 계속 추진하는 게 옳다고 본다"며 "하지만 현재 수준의 규제를 더 강화하는 건 무리가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승 세계파이낸스 기자 hsoh@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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