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갈까…증권사들 예상 밴드 줄줄이 상향

밸류업 기대감 속 반도체 회복에 반등
“관건은 대장주 삼성전자 실적”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스피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2년 만에 2750선을 돌파하며 3000선에 가까워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코스피 예상 밴드를 상향하고 3000을 뛰어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7% 내린 2755.11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거래 첫날 2669.81로 마감한 코스피 지수는 243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반등세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3% 넘게 뛰면서 지난 21일 23개월 만에 2700선에 안착했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탄 것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뿐 아니라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상승한 영향도 있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2.17%) 오른 7만990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는 8만100원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 중 8만원대를 기록한 건 2021년 12월 29일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다. 전날 SK하이닉스도 7200원(4.25%) 오른 17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속속 올리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에 따른 수혜가 이어지고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3100으로 높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10년 실질금리의 재상승 위험이 감소하면서 향후 미국 장기 시장 금리는 좁은 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전망”이라며 “그동안 한국 주식 시장이 글로벌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원인은 실적에 대한 의구심에 기인했는데, 올해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현재 50.6%로 다른 기업은 달성 가능성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관건은 삼성전자의 실적으로, 최근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발표치는 애널리스트의 추정치와 편차가 크다”며 “기대감이 크지 않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하다면 지수 상승의 확신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 연간 코스피 밴드를 기존 2300~2750에서 2500~3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도 반도체주의 반등을 예상해 밴드 추정치를 높여 잡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 내 영향력이 큰 반도체의 반등을 감안하면 지수의 추가 상승은 필연적이다”라며 “현재 반도체는 가격 반등과 수요 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성장 수혜까지 누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지수 고점 시기를 2분기 말로 예상했다. 그는 “고점은 2분기 말로 예상하는데, 상반기는 IT 중심의 이익 개선과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긍정적”이라며 “하반기는 정책 효과 소멸과 대외 정치 리스크로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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