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슈퍼금융주총] 4대금융 주주환원 의지보였지만...의결권·배당 여전히 부족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주주환원 강화
올해 주주 권익 요구 강해질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정기 주주총회가 특정 기간에 몰리는 4대 금융지주의 ‘슈퍼 주총데이’가 26일 신한금융그룹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매년 3월이면 열리는 정기 주총은 코로나19 때 부쩍 높아진 개인투자자들의 관심과 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맞물려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4대 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와 여성이사 수를 늘리고, 배당을 확대하는 등 금융당국의 주주가치 제고 주문에 대체적으로 따르는 모습이다. 예전에 비해 주주환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는 그 의지가 더 선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전히 소액주주들의 의결권과 배당권에 대한 보장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주주 보호에 대한 방안도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금융지주의 지분은 개인보다 국내외 기관의 몸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소액주주에게 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주주제안권 등을 행사하기란 힘들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류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주주행동주의’가 이전과 다르게 활발해졌다. 주주행동주의는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경영 참여, 사외이사 선임,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의 권리를 적극 행사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려는 행위를 말한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주제안 안건이 실제로 부결되더라도, 주주 의견 개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이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면서 주주제안, 주주권익에 대한 요구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가와 관련해서는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대단한 중장기 상승 모멘텀을 이끌지는 못하더라도 중장기 하락 모멘텀은 막는 것이 행동주의펀드의 역할이기도 하다”면서 “이들은 ESG 경영과 관련해 권고적 주주제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당확대를 포함한 배당제도 개선과 함께 소액주주인 개인투자자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권리 보호도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며 이들의 입김 또한 거세지고 있다. 2020년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6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배당에는 인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상장 기업의 최근 10년간 배당성향을 보면 평균 26.0%로 대만(55.0%), 중국(31.3%), 인도(38.5%) 등 신흥국 평균(39.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선진국 평균(49.5%)과 비교하면 더 큰 차이가 난다.

 

 이번 주총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평균 35%로 확대하며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2020년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20% 후반에서 2023년 30% 초중반으로 올라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경제가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주가 성장이 느려질수록 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해 주가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진다”며 “앞으로도 펀드 등 주주행동주의 활동의 증가추세가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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