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슈퍼금융주총] 4대 금융지주 이사회에 ‘여풍‘…학계 편중 지적도

신한금융, 14년 만에 여의장 선임
여성 차지 비율 40% 안돼
학계 출신 비중 높아 전문성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4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진행한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 수가 확대되면서 금융지주 이사회에 ‘여풍’이 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저조하고 사외이사의 핵심 기능인 전문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임시 이사회에서 윤재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윤 의장은 역대 신한금융 이사회의 두 번째 여성 의장이다. 신한금융 제공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임시 이사회에서 여성인 윤재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한금융에서 국내 금융권 최초로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것은 2010년 이후 두 번째다. 윤 의장은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로,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과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또 사외이사 수 9명은 유지하면서 여성 이사 수를 3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했다.

 

 지난 22일 주총을 개최한 KB·하나·우리금융지주 역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이 시선을 끌었다. KB금융은 주총에서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권선주, 오규택, 최재홍 사외이사와 이재근 기타비상무이사(KB국민은행장)도 재선임했다. KB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와 3명의 여성 이사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3인 체제를 구축했다. 이번 주총에서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신임 사외이사로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이사, 윤심 전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했다. 기존 이정원, 박동문, 이강원 사외이사 3명은 재선임했다. 여성 사외이사는 기존 원숙연 이사를 포함해 윤심 이사 후보까지 2명으로 확대됐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수를 기존 6명에서 7명으로 늘리고 여성 이사를 2명 선임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다만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사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4대 금융지주 중 은행장이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사회 전체 구성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여성 비율이 40% 아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9명의 전체 이사회 멤버 가운데 여성 비율은 33%(3명)다. 하나금융은 전체 12명 중 16%(2명)이며, 우리금융은 9명 중 22%(2명)이다.

 

 또 금융권의 사외이사 구성원이 교수·연구원 등 학계에 쏠리면서 전문성이 부족하단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이해상충 우려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업계 안팎에서 검증된 인사를 물색하다 보니 사외이사진 내 학계 출신의 비중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면서 “향후 이사회 내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후보군 인력 풀(Pool)을 더욱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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