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금흐름표의 기초적 이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끼면서 기업의 재무상황을 살필 때도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매출이나 이익이 나더라도 현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 부도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눈여겨봐야 할 재무제표가 현금흐름표이다. 회사의 안전성을 현금흐름표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현금흐름표가 작성되는 방법을 간단히 기술해 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현금흐름표는 회사의 사업연도 초와 말의 현금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보여주는 재무제표다. 통상 회사의 현금은 매출이나 매입 등 영업활동으로 얻어지거나 기계장치나 토지 등을 구매하고 처분하는 등의 투자활동으로 증감하고 차입이나 증자, 배당 등의 재무활동으로도 증감하는데, 세 가지 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합쳐져서 기초현금과 기말 현금의 차이를 발생시킨다. 현재 회계기준상 현금흐름표도 영업, 투자,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으로 기초와 기말의 현금잔액 차이를 보여준다.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복잡해 보이지만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매출액이 100억원인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당기순이익 또한 100억원일 것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이 100억원의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한다. 먼저 1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모두 외상매출이라면 현금흐름표상 당기순이익 100억원에서 매출채권 증가분 100억원을 차감하여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0원으로 표시하게 된다. 왜냐하면 매출 1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실현했지만 현금은 하나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금흐름표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계상 매출은 그 자체로 매출을 의미할 뿐 그것이 외상인지, 외상이면 얼마나 돈을 회수했는지 알 수가 없다. 특히나 경제상황이 안 좋을 때 매출처에 문제가 생기거나 밀어내기 매출을 통해 현금회수에 문제가 발생하면 현금흐름표에는 이런 점이 바로 드러난다.

 

 이번에도 아무 비용이 들지 않은 채 매출액 100억원, 당기순이익 100억원을 올린 기업이 있는데, 앞선 예와 달리 매출이 100% 현금 매출이며, 벌어들인 현금 100억원으로 재고자산 100억원을 현금으로 샀다고 해보자. 상식적으로 이 회사는 매출로 벌어들인 100억원을 재고사는 데 다 사용했으므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0원이 돼야 할 것이다. 실제 현금흐름표상 영업활동 현금흐름 또한 당기순이익 100억원에서 출발하지만, 재고자산 증가분 100억원을 차감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0원으로 표시하게 된다.

 

 재고자산과 관련된 현금흐름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경기가 좋거나 회사의 판매 아이템이 잘 나간다면 다음 해의 매출을 위해 재고자산을 추가적으로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라면 해당 재고자산의 향후 판매를 걱정해야 할 상황일 수 있다. 특히 예시와 같이 한 해 매출액과 동일한 규모의 재고자산을  구매했는데, 이러한 재고가 추가적으로 팔리지 않은 거라면 해당 재고자산의 악성여부에 대해 염려하라는 경고일 수 있다. 이 또한 현금흐름표를 살펴봄으로써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재고자산 구입 시 외상으로 구매할 수 있는데, 공시되는 현금흐름표에는 이점이 매입채무 증감으로 반영되므로 같이 고려해야 한다.

 

 영업활동현금흐름과 달리 투자활동이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매우 직접적으로 현금흐름이 표현된다. 기계장치 100억원짜리를 샀으면, 투자활동 현금흐름에 기계장치구입으로 인한 현금유출 100억원을 기재한다. 상기 100억원이 은행에서 차입을 통해 조달된 것이라면,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차입으로 인한 현금유입 100억원을 기재하게 된다. 투자활동이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회사가 현금을 어떠한 방법으로 조달하고 잉여현금을 어떠한 방법으로 처리하는지 매우 노골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어서 회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KB국민은행 SME마케팅부 최정욱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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